해변의 카프카

홀수 챕터(Chapter)는 1인칭 짝수 챕터는 3인칭 시점을 따르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장 최근 장편 소설. 메이커(브랜드) 표기를 명확히 하고 소설 내내 음악이 함께하는 점, 그리고 조연들의 죽음들, 그리고 너무나 친절할만큼 상세한 섹스씬(Sex Scene) 묘사를 봤을 때 이 책은 누가 뭐라해도 하루키의 소설이다.

공전의 베스트셀러이자 20대의 최고 명작/걸작이라고 불리우는 상실의 시대보다 더 화려해진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실의 시대의 와타나베같은 독특한 말투를 가진 다무라 카프카의 말투가 다시금 유행되지 않을까? (아마도..)

1인칭과 3인칭은 소설 후반에 한 곳에서 만난다. 글을 읽는 다무라 카프카, 그리고 자신을 글로서 쓰는 사에키상,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나카타상이 만나는 것이다. 참 묘하고 진행하기 힘든 장면을 매끄럽게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의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다. 아니 정확히는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이 책은 분명 재밌고 흥미로우며 매우 하루키스럽다. 정신 못차리고 쉴 새 없이 읽어갈 만큼 재밌었다. 하지만 지금 어디냐는 미도리의 말에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자문을 하는 상실의 시대의 엔딩에서의 그 무언가는 느낄 수 없었다. 남는게 있다면 나카다씨의 그림자의 농도(?)를 보는 시각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