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火)를 내는 법과 받는 법

화를 늘 내는 사람은 똥이다?

우리는 기분이 언짢거나 분하면 화를 낸다. 만일 그 화가 상대방에게 미치면 서로 화를 주고 받다가 마침내 싸우고 만다. 싸우다 보면 화가 커지고 나중에는 화가 나서 싸운 것인지 싸워서 화가 난 것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보통의 경우 사람들은 화를 공격적인 형태로 사용한다. 상대방에게 화를 "냄"으로써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 공격의 날카로움이 좋을수록 상대방에게 주는 상처의 깊이는 커지며,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루어갈 수 있다.
화를 내서 재미를 본 이들은 그 재미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을 공격하여 자신의 바라는 바를 이루는 경우가 많아지고 상대방이 자신을 좀 더 배려(?)해주니 즐겁고 재미가 들만하다. 그래서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늘 화를 내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
이 사람이 어린 아이라면 "매"라도 들어서 버릇을 고쳐줄 수 있지만, 어린 아이가 아니라면 난감하다. 자신의 인권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는 성인(다 큰 사람) 때리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다. 만일 그가 자신의 인권은 물론 경제력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다면 봉변의 크기는 더욱더 예상할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화딱지 내는 사람들을 접하면 무시하고 피하려 한다. 똥을 밟느니 피하는 것이다. 우리는 논리적인 사람이다. 논리적으로 따졌을 때 앞뒤 문장을 잘 어울려보면 화딱지를 늘 내는 사람은 똥과 같음을 알 수 있다.

방어적인 화

동물들도 화를 낼까? 낸다. 화를 낸다는 것은 이성과 감정의 조화를 이루어 성을 내는 것이다. 이치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사고) 판단하는 것을 이성이라 하는데, 동물에게 이러한 능력은 없다.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는 근거가 바로 이성이 아니던가. 때문에 동물이 내는 화와 사람이 내는 화는 성격이 다른 경우가 왕왕 있다. 동물이 내는 이성과 감정에서 이성이 없는 화이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언제 화를 왜 낼까. 동물들 역시 인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물들의 화도 싸움과 관련된 것이다. 물론 사회적 특성이 발달한 늑대나 원숭이는 다른 경우가 발생하지만, 타 동물과 어우러지는 야생에서의 화는 주로 싸움과 관련되어 있다.
여기에 재밌는 점이 있다. 동물들이 화를 내는 것은 인간과는 달리 다분히 방어적이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해하기 위한 싸움을 하려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해가 될 수 있는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아서 위협을 내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이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감정의 변화가 바로 화이다. 오히려 상대를 해하려 할 때는 감정을 일체 배제하고 오직 극도로 다듬어진 본능을 활용하여 움직인다. 인간으로 비유하면 감정을 배제하고 극도의 이성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공격적 화와 방어적 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화를 운용하는 점은 동물이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들은 화를 내지 말아야할 때 화를 내어 감정의 격랑에 휩쓸리다 일을 그르치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다. 싸움을 피하기 위한 화가 아닌 싸움을 걸기 위한 화를 내는 것이 인간이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싸움을 걸기 위한 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항상 공격적으로 "화"를 내는 것은 아니다. 더는 자신을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로서 화를 내곤 한다. 이는 방어적인 형태의 화이다. 그러나 방어적인 화를 받아들이는 상대방은 공격적인 화로 화답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공격한다고 오해하고 경계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화의 특성

어째서 이런 경우가 흔한 것일까. 화의 성격을 알 필요가 있다. 화는 일반적으로 빠른 성격과 동적인 성격이다. 오랫동안 화를 쌓아온 것 경우도 그 과정은 정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화를 팍! 내지 않고 매우 조용히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도 정적이고 "느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절대 정적이지도 않고 느린 진행이라고 볼 수 없다. 화가 나있는 사람의 이성과 감정은 어디로 튀어 오를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동적이며 그 변화 역시 대단히 빠르다. 때문에 "화"라는 행위의 성격은 동적이고 빠르다고 할 수 있다.
동적이고 빠른 강렬한 감정의 표출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극성 팬들의 움직임에 경호원들이 날카로워지는 이유는 그들의 무의식적인 행위가 공격적으로 표출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이 설령 공격이 아닐지라도(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분명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그 표현이 동적이고 빠르며 강하다면 공격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화를 내는 법과 받는 법

때문에 화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격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행위의 근본은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테러범 취급을 받게 되는 극성 팬들의 행동처럼, 방어적인 의도의 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때문에 화를 받은 사람 역시 방어적인 목적으로 화를 사람의 화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이고, 화라는 감정의 흔들림에 휩싸인 사람에게는 그 방어적인 대응이 결국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는 것이다.
상대방과 교류하는 와중에 일어나는 화는 내는 것도 잘해야하지만 받아내는 것 역시 잘해야한다.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화"로 한다면 그것을 방어적으로 사용해야한다. 방어적인 사용의 방법에는 방어적인 표현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어적인 화를 받는 사람 역시 그것이 공격의 의미가 아닌 방어의 의미임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같은 방식으로 대응을 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이 공격인 의도로 화를 낸다면 그에 맞게 적절히 대응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화가 나는가? 왜 화를 내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그리고 정 화를 내야겠다면 그것을 방어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공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판단하자. 잘못된 망치질은 엄지 손가락의 손톱의 반을 날려 먹듯이 잘못 사용한 "화"는 나에게 해가 된다.
상대방이 내게 화를 내는가? 왜 그가 화를 내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만일 자신을 방어할 생각으로 내는 화라면 설혹 상대방의 화가 내게 상처가 될지라도 받아들이자. 그가 내게 준 상처가 곧 그 크기보다 크게 커져서 행복이나 기쁨, 혹은 사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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