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야 하는 올블로그

올블로그가 거듭나야 할 시기

리플온 사건(?)을 몇 십분 살펴보며 올블로그가 이제야 더 발전해야 하는 단계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든다. 올블로그 운영자 중 한 명인 하늘이님과 대화를 나누었을 때, 이미 올블로그을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자, 혹은 운영자 입장에서 느끼는 발전 필요성이다. 그러나 이번 일은 올블로그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느끼는 발전 필요성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올블로그같은 블로그 글 수집 누리집은 간단한 서비스 정체성답게 한계도 간단히 찾아온다. 올블로그가 블로그 코리아를 사실상 제낄 수 있었던 것도 간단하면서도 가장 기본인 '블로그 글 수집'을 동일하게 제공하면서, 블로그 코리아에서는 부족했던 편의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편의 기능도 차별화되거나 올블로그에서만 주효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올블로그 첫 화면을 저장하여 문자열 가공을 통해 올블로그 첫 화면에 있는 글을 그대로 재출력하는 리플온같은 곳이 생길 수도 있다.

사람들이 블로그 글 수집 누리집을 이용하는 이유는 뭘까. 편하게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기 위함이다. 일일이 자신의 RSS구독기에 RSS를 등록하거나, 찾아다닐 필요 없이 블로그 글 수집 누리집에서 글을 찾아서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올블로그는 블로그 글 수집 누리집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 기능인 '글 찾아 보기'가 취약하다. 수집에 치중한 나머지 수집한 자료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못했다.

올블로그에서 내가 쓴 '걸핏하면 집단 포격(다구리)이래'라는 글을 찾기 위해 '다구리'로 검색하는 걸 예로 들면 올블로그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로 잘 찾고 못찾고를 떠나서, 검색된 결과를 제대로 나열하지 않고 있다. 검색 기능을 '찾는다'는 기술 측면의 정의와 '보기 좋게 나열'하는 UI(User Interface)측면으로 정의했을 때, 올블로그의 검색 기능은 보기 좋게 나열하는 UI가 없다. 그 넓디 넓은 도서관에서 원하는 자료를 꽤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건, 도서관의 중심에서 책 이름을 외치면 기계가 찾아주는 기술이 있어서가 아니라 체계화된 분류로 몇 개 안되는 규칙을 이해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Tag니 뭐니 하는 것들도 검색 방법 중 하나일 뿐이지만, 이용자들이 예전보다 더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는 검색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 아니라 검색 접근 방법이 다양해진 것 뿐이다. 즉, 올블로그는 검색 기술을 발전시키느라 구글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 잘 차려진 도서관, 아니 더도 말고 대형 서점 수준의 글 분류만 해줘도 올블로그는 거듭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이 이뤄졌을 때, 리플온처럼 화면을 통채로 긁어가는 단순 무식한 수집을 무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부록 : 리플온을 비웃으며...

리플온이 딱히 틀리다고 볼 수는 없다. 자세한 내막이야 어찌되었건 누리상에 공개된 걸 긁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엠파스가 다른 포털에 있는 자료를 긁어가는 것, MSN 검색기가 올블로그를 긁어가는 것과 다를 바가 별로 없다. 하지만 옳다고 볼 수도 없다.

우선, 1. 올블로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수집하도록 허가한 사람들이 리플온에서도 수집하는 걸 허가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만일 리플온이 올블로그에 등록한 사람들의 RSS에 직접 접근하여 수집한다면, 곧 죽어도 리플온 수집을 거절한다는 경우가 아니면 리플온의 수집은 정당하다. 그러나 리플온은 명백히 올블로그 약관에 동의하고 올블로그에 가입한 사람들의 글을 올블로그를 통해 수집한다. 다만, 올블로그 약관에는 올블로그가 수집한 글을 다른 곳에서 추출하여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없다. 실제로 MSN 검색기는 올블로그 내용을 검색하는데, 이에 대한 올블로그의 정확한 정책과 약관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 즉, 외부 검색기가 올블로그 내용을 수집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약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2. 리플온은 수집 거부에 대한 정책을 밝히지 않고 있다. 리플온측은 엠파스를 예로 드는데, 엠파스는 bot 표준 규약을 따른다(!!!!!). 즉, 네이버에서 서버에 robots.txt를 만들고 엠파스 수집 bot 접근을 거부하면 더이상 수집을 하지 않으며, 않아야만 한다. 올블로그는 약관에 이용자 요청이 있을 시 글을 삭제한다고 써놨고, 각 글마다 수집 거부 방법을 밝히고 있다. bot 표준 규약을 따르는 검색기들도 수집 거부 방법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리플온은 수집 거부에 대한 정책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1번과 맞물려 엄밀히 bot 표준 규약 위반이며, 리플온에 게재된 글 중 리플온의 수집을 거부하는 사람의 글이 있을 경우 명백히 저작권 위반에 해당한다.


그렇댄다. (출처 : 리플온에 올라온 준혁대장님의 글)

아니, 백보 양보해서 리플온이 올블로그 첫 화면을 긁어와서 문자열 가공을 통해 리플온에 동일한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치자. 리플온에서 제공하는 드라마큐리릭스 서비스는 명백히 저작권 위반이다.참고 1) '리릭스'에 가보면 "리플온에서 제공하는 노래가사는 특정 가사 홈페이지에 올린 네티즌들의 글입니다. 비록 준혁대장이라 이름이 적혀있는 글이라도 준혁대장이 직접 올린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라는 글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을 통해 리플온은 노래 가사말을 노래 저작권자에게 허가를 받고 제공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저작권 위반이다. 드라마큐 역시 마찬가지여서, TNS 미디어 코리아 누리집에서 제공하는 시청률 순위 영역을 허가 없이 재배포하며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다.참고 1) TNS 미디어 코리아에서 해당 자료를 재배포를 허가한다면 모를까, TNS 미디어 코리아 누리집 아래에는 'Copyright 1999 TNS MEDIA KOREA All rights reserved'라며 저작권을 명시하고 있다.


그림 파일 경로에서 알 수 있듯이 리플온은 TNS 미디어 코리아측의 누리 화면을 그대로 가져와 출력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리플온의 대표라고 하는 김준혁씨가 정보의 공유니 저작권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이해를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그렇지만 올블로그측 반응에 독점이라고 당당히 주장한다. orz 마냥 재밌게 봐주기 힘들 지경이다. 리플온의 이런 행동은 무임승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참고 1) : 리플온측에 말에 의하면 Tns Media Korea와는 1년 전에 제휴를 맺었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할 길이 없어 증빙을 요청했으며, 사전 확인 없이 제휴 및 계약 없이 무단 재배포 했다는 내용은 써서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2005년 6월 22일, 오전 10시에 추가)</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