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2시간이면 다 읽을 정도로 짧막한 소설. 타네라는 사람이 삼촌에게 물려 받은 저택을 보수 공사하면서 겪는 일을 짧막하게, 그리고 시원할 정도로 빠르게 풀어나가고 있다.

아마도. 이건 웃으며 읽는 소설일 것이다. 근데 타네라는 사람이 너무 답답해서 소설 중반까지는 화가 난 것처럼 읽었다. '호밀밭 파수꾼'을 읽는 내내 이유 모를 불쾌감에 시달렸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짜증과 화나는 감정에 시달렸다. 에밀 아랑그 영감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짜증나서 책을 덮었을 것이다.

내가 이상한가 싶어서 독자 평들을 찾아보니 간간히 나처럼 대체 어디가 재밌는지 몰라 갸우뚱 거리는 사람이 있었다. 난 재미를 거의('전혀'는 아니다) 찾지 못했고, 주인공의 멍청한 행동과 짜증나는 일꾼들을 보면서 수시로 짜증과 화가 났는데 이런 반응을 보인 독자는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쾌검처럼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박민규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카스테라'를 직전에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쨌건 내겐 그다지 재미도 없었고 유쾌한 책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