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과 애플 마이티 마우스

맥북, 혹은 매킨토시 컴퓨터에 붙여 흔히 쓰는 마우스는 애플의 마이티 마우스이다. 정말 예쁘게 생긴 하얀 쥐새끼같다.

이 마우스는 360도 동글 동글 돌아가는 공이 마우스 바퀴 단추(Wheel button)을 대신하고 있고, 마우스 단추도 하나처럼 보인다. 어떻게 오른쪽 단추 없이 마우스를 쓸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은 Mac OS X에 대해 갖는 막연함 때문에 매킨토시 제품엔 마이티 마우스가 아주 적합하거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마이티 마우스는 Mac OS X에 적합하긴 하다. 그러나, 꼭 필요하진 않다. 마우스가 하는 일 중 상당 수는 자판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이티 마우스 옆구리에 달려 있는 단추를 누르면 작동하는 Expose는 맥북의 경우 F9글쇠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고, 공단추를 누르면 얼른 나타나는 Dashboard는 맥북의 경우 F12글쇠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럼 마이티 마우스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공단추이다. 다른 회사의 마우스에 있는 바퀴 단추는 위 아래로만 바퀴를 굴릴 수 있다. 그래서 위 아래로 긴 문서를 읽을 때 이 바퀴 단추로 이동한다. 마이티 마우스는 여기서 한 수 더 떠서 바퀴가 아니라 아예 공이다. 공처럼 데굴 데굴 굴린다. 그리고, 그 구르는 방향대로 화면을 이동시킬 수 있다. 위 아래 뿐 아니라 왼쪽 오른쪽으로. 꽤 편리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다지 쓸모 있진 않다. 맥북의 화면 해상도 특성상 좌우 공간은 넉넉하지만 위아래 공간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은 없을까? 있다. 왼쪽, 오른쪽 단추 구분을 하며 누르기가 아주 짜증난다. 얼핏보면 왼쪽, 오른쪽 구분 없이 하나짜리 단추 같지만 실제로는 구분된다. Mac OS X에서도 왼쪽, 오른쪽 단추를 구분지어 할 일을 지정할 수 있다. 근데, 왼쪽, 오른쪽 구분 인식율이 형편없다. 그래서 오른쪽(보조) 단추를 누르려는데 자꾸 왼쪽(주) 단추가 눌려지곤 한다. Mac OS X에선 오른쪽 단추를 누를 일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사람 나름이다. 오른쪽 버튼을 종종 쓰는 내 입장에서 왼쪽, 오른쪽 단추 구분 인식율이 낮은 작동은 매우 불편하다. (스타크래프트 한 판 뛰어보면 비명도 지를 수 있다)

그리고, 감도도 떨어진다. 제품 설명을 보면 마우스 깔판이 없어도 좋다고 하는데 우리집 가구들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마우스 깔판이 없으면 마우스 지시자(cursor)가 답답하게 움직인다.

정리하자면, 마이티 마우스는 마우스 그 자체로 봤을 때 비싸면서(55,000원) 무지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로지텍 마우스나 마이크로 소프트 마우스를 사고 남은 돈으로 롯데삼강 초코퍼지 100개 사먹는 것이 낫다.

그런데, 로지텍 마우스는 맥북에서 감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 경우 USB Overdrive를 쓰거나 Steermouse driver로 바꾸면 좋다고 한다. 둘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쓰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