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게 고전 음악 듣기

요즘엔 베토벤을 즐겨 듣고 있다. 계절을 타서 그런 건 아니지만, 가을엔 보통 재즈나 동서양 고전 음악을 즐겨 듣는데 이번 가을엔 서양 고전 음악(classical music)을 듣고 있다. 작년엔 판소리를 즐겨 들었는데 이번엔 동양에서 서양으로 넘어온 셈이다.

딱히 베토벤을 콕 집어 들을 생각은 없었다. 별 생각없이 외장 하드디스크에 있는 서양 고전 음악 중 아무 폴더 몇 개를 노트북으로 옮겨서 듣는데 공교롭게도 그 폴더 대부분이 베토벤의 곡을 담고 있었다. 베토벤 교향곡을 좋아하는데 때마침 하드디스크엔 베토벤 곡이 가득하니 자연스레 요즘 한참 즐겨 듣고 있다. 몇 개 꼽자면 교향곡 제 7번과 제 9번을 유달리 좋아한다. 9번 중에서 4악장 “합창”, 그 중에서도 “환희의 송가” 부분은 사람들에게 많이 익숙하고 유명하며 나 역시 좋아한다.

</param></param></embed>
Beethoven Symphony 7. 지휘자 : 카라얀(Karajan)

요즘 방영 중인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더라. 카핑 베토벤과 베토벤 바이러스가 같은 건 줄 알고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네이버나 다음 같은 주요 포털 검색란에 “베토벤”을 치면 “베토벤 바이러스”가 맨 위에 올라오길래 호기심이 일어 몇 편을 보았다. 재밌었다.

극 중 인물인 작은 강건우(장근석 역)은 타고난 재능을 가진 천재이다.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 절대음감은 타고난다고 하는데, 이를 보며 부럽기도 하고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 번에 여러 음을 구분해 알아 들을 정도로 귀가 좋은 것 같아 부러웠다. 저러면 우리 귀에 잘 안들리는 음역(주파수)도 잘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만약 정말 그렇다면 다른 악기 소리에 묻히거나 귀가 들을 수 있는 음역 밖에 있어 들리지 않는 악기 소리까지 생생히 들을 것 같기 때문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어간다. 꽤 어두컴컴한 생각을 가진 음침 청년처럼 보일테니 좀 더 순화를 하자면, 우리 감각은 계속 감이 떨어진다. 생활 습관에 따라 계속 유지할 수도 있을테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세월에 따라 감각이 떨어져간다.

그 중 하나가 듣는 감각, 즉 청각이다. 소음으로 꽉 찬 세상살이에 지쳐 귀가 약해질 수도 있고, 살면서 자연스레 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서양 고전 음악(클래식)은 어릴수록 더 생생하게 잘 듣는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감이 떨어진 성인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음역에 속하는 악기 소리가 있을텐데, 이 소리를 어린 아이나 아기들은 성인 보다 더 잘 듣기 때문이다.

아기였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아기였을 때 기억도 별로 없고(어머니께선 억울해 하실 발언이다...), 무엇보다 그때 들었던 소리들이 지금보다 더 음질이 좋은지 비교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는 어렸을 적부터 서양 고전 음악을 비롯해서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알건 모르건, 기억하든 못하든 그 순간에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그렇게 자랐ㅇ어도 기억 못할 것이 분명할테지만, 그래도 어렸을 적에 좋은 음향 시설로 LP에서 들려오는 클래식을 들은 적이 없는 점을 무척이나 안타까워하는 나 자신을 비추어보면 말이다.

베토벤 교향곡들 듣다가 육아 계획 얘기를 하고 있다. 끄응. 얘기가 더 산으로 가기 전에 베토벤 교향곡 9번 동영상으로 글을 마쳐본다.

</param></param></embed>

</param></param></embed>
Beethoven Symphony 9. 지휘자 : 카라얀.
두 번째(아래) 동영상 중 8분 31초부터 시작하는 4악장은 워낙 유명해서 많이 친숙할 것이다.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