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것은 과거의 레코드를 돌리는 것과 같지는 않다. 그것은 추론의 과정에 더 가깝다.

기억하는 것은 과거의 레코드를 돌리는 것과 같지는 않다. 그것은 추론의 과정에 더 가깝다. (중략) 그 추론은 그들이 평소에 스토리와 사건은 어떤 식이어야 한다고 품고 있던 생각, 즉 도식에 의존한다.</p>

-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 실험 45가지” 중에서

바둑 기사가 바둑판 위에 복잡하게 나열된 바둑알을 통채로 기억해내어 복기할 수 있는 건, 모든 바둑알 위치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story)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즉, 몇 개 바둑알을 토대로 추론하는 것이다. 사람은 기억하는 데에 7+-2(플러스마이너스2)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예닐곱개 바둑알로 바둑판 위에서 치열하게 펼쳐진 전투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

그렇다면 기억력을 직접 경험이나 간접 경험, 학습 등으로 훈련하여 향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과학성 이야기이긴 한데, 경험상 늘 공부하고 경험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기억력이 좋았다.

그런데 추론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야기를 구성할 핵심점을 왜곡될 경우 기억은 점점 훼손될 것이다. 이야기 장(chapter)를 연결하는 주제 단락처럼 이야기를 연결하는 지점, 그리고 그 지점을 이어주는 끈을 강하게 하는 것이 “반복”일텐데, 그렇다면 학습은 추론에 얼마나,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