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아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아픈 사람들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갑작스런 사고로 혹은 암으로 고통 속에서 투병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소식도 듣고, 현재 그 상황에 놓인 사람 소식도 듣고 있다.

난 비실하게 태어나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렸고, 어느 나이에 이르자 아프거나 죽는 것에 무신경해졌다. 어디가 부러져도, 돌처럼 굳은 근육이 신경을 짓눌러도, 하얗게 도배된 듯 온 위벽이 염증으로 망가져도, 혈압이 떨어져 일어서다 순간 기절해 몇 초 동안 시간을 잃어버렸도, 직업병에 손가락 관절이 부어 가끔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아도.

타고난 약한 몸뚱아리는 오래 살려는 본능을 잘 살려 비실하지만 그래도 끊어지지 않고 의외로 큰병치레 하지 않고 살고 있다. 뭔가에 잘 중독되지 않으며, 좀 심하다 싶으면 하루 아침에 끊어내는 성향도 아마도 중독되면 몸에 안좋다는 본능이 일어나서 그런 것 같다. 손톱 물어뜯는 버릇만 빼면.

그래서, 내가 아프든 남이 아프든 뭐, 그러려니 하고 살아 왔다.

그랬는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최근 몇 년 동안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아픈 사람 소식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느낀다. 나 빼고 다들 아픈 것 같다. 나 빼고 다들 아팠다. 나 빼고 다들 아프다.

안녕하세요, 인삿말 한 마디가 마음을 흔드는 요즘이다.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