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탓만 하는 어떤 망해가는 조직

망해가는 조직이 있다. 그 조직 구성원들은 남탓만 한다.

자신이 야근을 해야 하는 이유, 업무 효율이 낮은 이유, 과로사 한 이유, 연봉이 동결된 이유, 누가 짤린 이유, 승진 준비하느라 학원비가 많이 든 이유, 결혼을 못 하는 이유, 연애를 못 하는 이유, 조직도와 정책이 툭하면 바뀌어서 업무를 혼란을 일으키는 것도. 모두 남탓이다.

사회란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곳이자 체계여서 남이 영향을 안 줄 순 없다. 다만, 이 조직의 문제는 원인과 결과, 그리고 결과에 따른 파생 상황과 효과를 구분하지 못 한 채 오로지 남탓으로만 책임과 원인을 떠넘긴 채 현실을 외면하는 데 있다.

그 조직은 과학적 접근이라는 관점을 갖지 못 했으며 믿음만이 존재하는, 상당히 사이비 종교 조직과 유사한 면을 갖고 있다. 이런 조직엔 두 가지 목표를 산정하는데, 하나는 조직의 지향점으로써 목표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의 적으로써 목표이다. 이 조직이 남탓을 하는 것도 실은 적을 산정하는 대단히 정치성을 띤 행위이다.

불행한 점은 이 망해가는 조직이 그래도 망하여 없어질 일이 없다는 점이며, 더 불행한 점은 망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그 조직은 “대한민국 교육계”라는 이름을 가졌고, 최근 그곳은 “게임”이라는 남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