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게임을 즐긴다. 그렇게, 게임으로 함께 한다.

얼마 전에 회사에서 개발하여 출시한 모바일 게임, 버블파이터 어드벤처에 대한 회고를 했다. 주요 마일스톤 마다 했어야 했는데, 바쁘거나 귀찮아서, 혹은 우선순위에 밀려서 미루고 미루다 마침내 해치웠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출시까지 1년, 그리고 출시 후 6개월 동안 총 3차례에 걸친 업데이트를 한 제법 긴 시간을 보낸 프로젝트다보니 회고를 각 2시간씩 1부와 2부로 나눠서 해야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QA를 시작하기 한 달 전만 해도 과연 개발을 마치고 출시할 수 있을지 걱정과 우려가 팀 내외로 팽배했었다. 나는 사람들 기 죽일까 싶어 차마 입 밖에 꺼내지 않았지만, 당시엔 다들 마음 속 깊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 QA 진행 중에도 개발은 병행했으므로 사실상 전체 개발 기간은 1년이 걸렸다. 그리고, 실제 개발 기간은 6개월이었다. 남은 6개월은 초석부터 다지느라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는 데 썼다.

어쨌든 우리는 해냈다. 클라이언트나 서버, 기획, 그래픽 모두 모바일 게임 개발계에선 제법 도전 과제가 묵직한 프로젝트였고, 우린 해냈다. 돌이켜보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에 우린 이 프로젝트 보다 작은 게임을 2~3개 만들어 출시했어야 했다. 그때에 우린 프로세스도 없었고, 이 정도 개발 난이도가 있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본 적이 없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제대로 겪어보지 않았으며 시장도 격변하고 있었고 여전히 격변 중이다. 물론 그 당시 우리 예상보다 게임 규모가 더 커지고 기간도 50%나 늘어나긴 했지만, 이런 오차 역시 우리가 미숙했다는 증거이다.

회고에서 우리 구성원들이 공통되게 꼽은 좋은 점, 혹은 인상/기억에 남는 점이 있었다. 프로젝트 자체는 좋았다 또는 이런 프로젝트를 해내서 좋았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이제는 우리가 무엇이든 해낼 것이라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도 했다. 힘들고 어려운 프로젝트를 겪으면서 팀이 탄생했다.

게임 완성도를 떠나서 게임 개발을 시작하여 무사히 출시하는 일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건 이 과정을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난 아마추어 개발자 시절을 포함하면 1994년부터 게임을 만들어왔지만, 여전히 게임을 완성하는 일은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게임 만드는 게 쉽다거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대단하세요. 전 10년 넘게 게임을 만들어 왔는데도 여전히 어렵고 힘들던데…”라고만 하고 더 의견과 이견을 꺼내지 않는다. 뭐, 본인이 쉽다는데 내가 말해 무엇하리.

게임 뿐 아니라 무언가 만들어내고 그걸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건 정말 벅찬 경험이다. 나야 게임 개발사 대표이자 게임 개발자이니, 게임 개발 종사자로서 게임을 만들어 고객 손에 쥐어주고, 고객이 우리 게임을 즐기며 자신의 귀중한 자원인 시간과 돈을 우리 제품에 쓰는 이 짜릿하고 황활한 경험이 나를 살아 움직이게 한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게임 개발을 시작하고 완성하는 이 경험 자체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자랑스럽고 뿌듯해 해도 된다.

우리는, 나는 고객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우리는 게임을 매개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게임인(人)이다.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우리는 게임을 즐긴다. 우리는 게임으로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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