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꿈, 결혼

이틀 전 꿈.

아내와 배를 타고 여행을 가는 중에 배가 좌초했다. 구조되고 보니 아내가 안 보였다. 대기소에서 아내를 찾아 다녔지만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도 많고 해서 이름으로 안내 방송을 하면 아내를 찾기 어려울 것 같아 아내의 휴대전화 번호를 사람들에게 알리며 아내를 찾아 다녔다. 끝내 아내는 찾을 수 없었다.

어제 꾼 꿈.

북한이 남침을 했다. 피난길에 오른 우리 부부는 동호대교에서 멈춰섰다. 피난인이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 다리 건너편이 안전하지 않은가? 일단 내가 먼저 다리를 건너 다녀오기로 했다. 다리 건너엔 특이사항이 없었다. 난 다시 아내가 있는 북단으로 건너오는데, 이미 그곳엔 사람이 무척 많았다. 아내 이름을 부르며 한참 아내를 애타게 찾아다녔고, 마침내 아내를 찾았다. 아내 손을 꼭 쥐었는데, 손이 참 작았다.

연인, 아내.

지난 11월에 결혼했지만, 그다지 실감이 나진 않았다. 갑작스럽고 큰 변화에 당황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데, 내겐 결혼 전후 생활 차이가 별로 없었다. 그만큼 아내와 양가에서 배려해준 덕이다. 그래서 결혼을 기점으로 연인에서 아내로 변화가 일어났다기 보다는 결혼 전과 후 상관없이 늘 내 곁에 있는 사람으로서 인식이 유지되어 왔다.

아내.

난 자각몽 증상을 종종 겪는다. 저 두 꿈을 꿀 때도 이것이 꿈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내가 보이지 않아 찾아 헤맬 때 참으로 서럽고 슬펐다. 늘 내 곁에 있는 아내가 내 곁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 생각과 상황이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서럽고 서러웠다. 아내가 곁에 없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꿈에서 깨고 잠에서 깨어 옆에서 아직 자고 있는 아내를 보았다. 살며시 몸에 손을 대어 아내의 호흡을 느껴본다. 아, 난 내 무의식 속 아내를 만난 거구나. 늘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은 여전한데, 내 마음 속에 있는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처럼 커졌다는 걸 깨달았다.

비로소 난,
아내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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