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말이야

요즘,
대화 중에 옛날에 이런 게 있었다거나 이게 10년 전에는 이러했다거나 처음 이 일을 시작한 게 20년 전이라거나 또는 내 세대 때는 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런 표현을 무심코 내뱉다가 바로 아차!하며 표현을 바꾸려 하지만 이미 나간 말이라 거둘 방법이 없다. 꼰대스러워서 쓰지 않겠다고 매번 다짐하지만 어쩐지 갈수록 더 자주 쓰고 있다.

이야기 주제에 초점을 맞추면 그만이다. 묻지도 않은 지난 경험을 말하는 건 향신료로 요리에 넣지 않은 재료의 맛과 향을 흉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야기 주제에 자신없기 때문에 나오는 방어 심리이다.

겸손 여부는 문제 원인이 아니다. 난 아직 겸손하고 말고 할 수준도 못 될만큼 공부하고 경험하는 단계이다. 능력을 발휘해 돈을 벌고 누군가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내가 뛰어나서 그렇다기 보다는 현재 내 능력이 필요한 이들이 있어 기여하고, 내 경험과 지식 수준이 필요한 이들이 있어서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세상엔 다양성이 존재하니까.

고민한 끝에 몸과 마음에 여유가, 그리고 생활에 잉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각 대상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못하고 경험도 부족하니, 대상의 본질에 대해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자꾸 과거 경험치를 꺼내는 것이다.

더이상 꼰대스러운 행동이나 말투, 생각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 건강과 여유보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줄여야겠다. 잉여를 되살려 경험과 관점을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데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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