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상과 여러 관점, 그리고 경제 관점

'어떤 사건/무엇'이 있다고 했을 때, 이것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경제, 철학, 정치 등등.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요즘 가장 각광 받고 우선시 되는 관점은 경제이다. 철학/정치 등 다른 측면에서 제기하는 문제나 비판 조차 경제 기치 아래 묵살되곤 한다. 이런 문제 제기나 비판이 매우 필요한데도 "배 부른 소리 하고 있네. 부르고 등 따시니 저러지"라는 내용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응용 문장으로 묵살한다.

'어떤 사건/무엇'이라는 말이 막연하다면, 예를 들어 눈에 잘 보이는 것으로 바꿔보자. 인터넷 서비스를 고안하고 만들 때 가장 우선시 하는 관점은 경제 관점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그런 경우가 훨씬 많다고 본다. 서비스 목표는 당연히 경제 측면에서 가치를 얻는 것이고, 그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여러 요소도 당연스레 돈을 버는데 적합한지 적합하지 않은지로 쓰임새를 결정한다. 사람에게 쓸모를 제공하는 도구를 좇는 서비스라면 목표와 사명은 당연히 쓸모 있는 도구여야 하는데, 돈을 벌기 위한 과정/수단이 되고 만다. 당연히 '쓸모 있는 도구'가 서비스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 '쓸모 있는 도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경제 측면에서 '어떤 사건/무엇'을 보는 것이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지나치게 경제 관점이 우선시 되고, 우선시 되는 정도만큼 다른 관점이 무시 받는 상황이 문제이다. 어떤 관점으로 뭔가를 준비했는데, 나중에 그 뭔가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졌을 경우, 애초 준비한 관점을 기반으로 해서 뒷수습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면, 경제 관점만 고려한 그 '무엇'에 문제가 생겼을 때, '경제 측면'으로만 접근해서 책임을 지고 뒷수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 다른 관점을 가질 생각 조차 하지 않았거나 거의 갖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일을 바라보는 다른 측면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엔 지나치게 여론을 경제 관점으로만 몰고, 대중 역시 경제 관점으로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이 마땅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참 위험한 현상이다. 사회에 어울려 움직인다면 마땅히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인지하고 고려해야 한다. 그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바쁨과 배고픔

일을 하다 보면 배가 고파오고 시계를 보면 어김없이 밥 먹을 때가 됐다. 좀 더 가열차게 일한 날은 보통 때보다 더 빨리 배가 고프다. 열량이나 공기 중 1/4을 머리가 해치운다는 말을 몸으로 느끼는 경험이다.

요즘 회사에서 진행하던 일이 취소되서 회사에서 당당히 놀며 지낸다. 이번 주까지는 널널히 놀고 다음 주쯤 되면 아마 소속이 생길 것 같긴 한데, 지난 주부터 회사에서 언제까지 놀아야 되는지도 모르는 채 막연히 놀다보니 슬슬 질린다. 아예 대놓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놀라고 하면 참 알차게 놀텐데.

머리 안굴리고 멍청하게 시간 보내며 놀다보면 때 맞춰 배가 고프다. 시간 보면 보통 밥 먹는 시간에 가깝다. 뭐 한 것도 없는데 때 됐다고 배 고픈 걸 보면 우습다.

어라? 잠깐. 일 안하고 멍청하게 시간 보낸 때와 나 나름대로 일 한다고 느끼던 때와 배고픈 시간이 비슷하잖아? 멍청하게 시간 보내는 것도 힘든 것인지, 아니면 평소에 집중을 안하고 일하는 척하며 지낸 것인지 헷갈리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