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live.com 계정 이름.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비정상 방법으로 live.com에 계정 생성이 가능하다길래 이리 저리 실험해본답시고 만든 것. 더 만들려다 귀찮아서 관둠.

아, 아주 쓸모 없진 않았구나. 저 계정 중 하나로 싸이월드 US에 가입했으니까. 흐흐.


나와 웹표준, 그리고 횡설 수설

내 기억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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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가정하여 말을 하자면.

웹표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던 몇 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이러지 않았다. 웹표준을 따르면 취할 수 있는 점과 겪게 될 점을 소개하면 사람들, 흔한 표현을 따르자면 여론은 대체로 “아, 그렇구나.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 이런 반응이었다. 바쁘신지 요즘은 좀 뜸한 일모리님의 예전 글을 보면 무척 훈훈한 댓글을 접할 수 있다. 이런 훈훈함이 만든 꿈과 사랑이 가득한 나라, 올블로그... 아, 이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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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표준을 따르겠답시고 덤비면 여러 문제에 부딪힌다. 거의 Internet Explorer의 엿같은(미안해, 엿님) 표현 능력이(Browsing) 문제인데, 다행히 많은 사람이 Internet Explorer의 무능력에 맞서 싸우며 온갖 조언을 남겼고 후배들은 이런 Internet Explorer을 위한, Internet Explorer에 의한, Internet Explorer에서 가능한 꼼수를 이용하며 원래 있던 웹표준이 낯설어졌다. 아니, 실은 꼭 Internet Explorer 문제로 볼 수 없는 요소가 더 많긴 했지만. 아무튼 HTML이나 XHTML 정보물이 척박한 우리나라에서 많은 개발자들은 척박한 정보물을 재생산하였고, 웹표준 강요니 권고니 하는 말이 오가는 지금에 이르렀다.

웹표준과 거리를 두고 개성 있는 HTML 파일을 만들어 온 많은 개발자를 두둔하려고, 혹은 비판하려고 한 말은 아니다. 1997년, 내가 메모장으로 index.htm를 만들며 처음으로 HTML 파일을 만들며 보던 HTML 강좌에는 div니 뭐니에 대한 얘기는 없었고, 화면을 구역 구역 지어가며 복잡한 구성을 소화하려면 table html tag를 정통(master)하라며 저자는 친절한 웃는 그림말(^^ 이거)로 강좌를 마무리 지었다. 만박 사장님께서 번역하신 웹표준 정석 책 두 권이 1997년 저 당시에 나왔다면 우리나라 웹표준 환경이 이토록 척박하게 됐을지 안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요즘 접근성을 높이려고 발악하다 죄 없는 불여시(Firefox)에게 화내는 꼴 사나운 광경은 생기지 않았을 것 같다.

대체 누구의 잘못일까?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굳이 누군가에게 책임을 넘기자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대한민국 웹표준이 이렇게 정체될 때까지 노무현은 무엇을 했나!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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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웹표준을 지키고 싶어한다. 맥(Mac)을 쓰다보니 Firefox나 Safari에서 잘 안나오면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날이 나뻐지는 시력 탓에, 내가 만일 시각 장애인이 되어 예쁜 화면(design)을 만든 사람을 무색하게 글자 그 자체에 의존하게 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나중에 웹표준이 무척 절실한 상황에 닥쳤는데 정작 접근성 떨어지는 곳이 너무 많아 하소연 조차 못할까봐 무서워서 나부터 웹표준을 지키고자 하고 주변에 웹표준의 좋은 점을 전한다.

즉, 웹표준을 지향하는 이유는 이리 저리 짱구를 굴려본 결과 웹표준이 웹 접근성을 가장 확실히 보장하기 때문이다.

적수네 동네라는 누리집이 있다. 한때 리눅스하면 떠올리는 두 곳 중 한 곳일 정도로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 이곳은 웹표준과 거리가 좀 있다. 웹표준하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table html tag로 화면 구성(layout)을 잡는 것은 좋지 않다는 말인데, 이곳은 table html tag로 화면 구성을 충실히 했다. 하지만, 이곳의 웹 접근성은 훌륭하다(비록 시각장애인용 웹 브라우저로 실험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곳은 Internet Explorer, Firefox, Safari, Opera에서 잘 나오고, 심지어 Text Web browser인 lynx에서도 아주 편리하고 깔끔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웹표준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평균보다 조금 나은 점수를 주겠지만, 웹접근성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90점을 주고 싶다(100점을 줄 수 없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시각장애인용 브라우저로 접근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수네 동네처럼 웹표준과 웹접근성이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웹표준은 웹접근성을 꽤 많이 보장한다. 그래서 웹접근성을 지향하는 나는 웹표준도 지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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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강요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나 역시 웹표준을 지켜야 하니 어쩌니하며 댓글을 이어가는 광경을 보자면 웹표준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들에 불편한 느낌을 받는다. 그 주장이 “웹표준을 지켜야 한다”고 강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별로 와닿지도 않는 얘기로 자꾸 웹표준을 지키면 이득이라고 주장하니 내가 웹표준을 지키지 않으면 눈 앞에 뻔히 있는 이득도 챙겨 먹지 못하는 바보가 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들이 웹표준을 잘 지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접근성은 꽤 괜찮고 그래서 지금으로도 만족하는 나도 그런 느낌을 받는데, 웹표준과 아직 친하지 않은 사람은 오죽할까? 아무도 무시하지 않는데 무시 받는 기분이 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웹표준 전도사(???)들 상당 수가 불친절하긴 하다. 휴대용 디지털 음원 기기는 있는데 디지털 음원은 어디서 구할지 막막한 초보자들에게 구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고 이끌어주며 그 음원을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하여 휴대용 디지털 음원 기기를 어마 어마하게 팔아먹은 과일 가게가 있다. 애플이라고 한다. 그 기기는 ipod라고 한다. 세상 사람들을 음악이 가득한 세계로 이끌어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려는 공익 때문에 저런 친절을 베푼 것은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리 했다.

웹표준을 지키자는 말은 크게 보면 공익을 위한 움직임이다. 사과 가게 회사처럼 사익은 아니지만, 어쨌건 공익이라는 이익을 위한 운동이라면 조금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기존엔 이런 모습이 아닌데 사익을 위해서건 공익을 위해서건 기존 모습을 변화시키려면 많은 힘이 필요하다. 조직이 변화를 가지려 할 때 나타나는 난관을 괴물로 표현을 하는데, 조직 뿐 아니라 개개인도 그런 변화 괴물과 맞서 싸워야 한다. 괴물과 싸워 이겨내 웹표준이라는 공익을 향하도록 할 수 있다면 친절이 문제랴. 기왕 좋은 마음을 품고 웹표준을 외치며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훌륭한 실천을 하는 김에 조금만 더 친절하면 좋겠다.

사실... 친절하지 않아도 웹표준은 대세이고 결국 많은 이들이 따르게 되어 있긴 하다. 그래도 기왕이면 다같이 '곰 세마리' 노래를 부르며 ^^ 얼굴로 웹표준을 경쾌하고 드넓게 정착시키면 좋겠다. 시대 흐름에 쫓기듯 허겁지겁 따르는 것보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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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Yes24는 언제쯤 장바구니에 담는 그림단추에 CSS로 "cursor:hand" 이것 대신 "cursor: pointer;" 속성을 줄까? 이것만 해줘도 Firefox에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데그리고 언제쯤 Firefox에서도 작동하는 javascript 내용도 추가해줄까?. 내가 거창하게 웹표준을 지켜달라고 고객상담실에 투정 부린 것도 아니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을 수 있게만 고쳐 달라고 했는데 수 개월이 지나도록 고쳐주질 않네. 이참에 옮길까? 그래도 1년에 약 200만원 어치 책을 사면 꽤 괜찮은 고객일텐데.

덧쓰기 : 특정 사람을 염두하고 쓴 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