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의 부분유료화와 정액제

'온라인 게임 부분유료화는 필연이다'라고 주장하는 Nairrti님의 말씀대로 게임 부분유료화는 앞으로 주요 수익 방법(model)이 될 것이다. 게임 수익 방법을 1. 정액제(대게의 경우 월정액제)2. 부분유료화로 나누었을 때, 돈을 내고 게임(service)을 이용하는 이용자, 즉 현대 고객의 변화 측면에서 보면 부분유료화가 낮은(쉬운) 진입도명료한 지불 형태를 띄고 있다.

부분유료화 과금 방식의 장점 중 하나인 명료한 지불은 월정액제에서 취하기 힘든 강점이다. 왠지 모르게 손해보는 것 같고 억울한 느낌이 드는 정액제와는 달리, 부분유료화는 내가 누리고자 하는 권리에 대해서만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고객으로 하여금 사기 당한 기분 들지 않게 돈을 쓰게 만드는 똘똘한 과금 방식이다. 온갖 방법으로 이윤을 남겨먹는 테크로마트의 휴대전화 판매상들(일명 테팔이)이나 용산의 판매상들(일명 용팔이)이 몇 년 전에 비해 경쟁력을 잃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가 자신이 잘나서 판매상들 눈물 쪽 빼먹으며 알뜰하게 잘 샀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상에 의하면 싸게 산 거 같은데 이상하게 사기 당한 것 같은 찝찔함, 즉, 믿음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장점은 낮은 진입도이다. 온라인 게임은 꾸러미 제품(Package Game)과 수익 방법이 다르다. 온라인 게임의 수익 방법은 제품 자체보다는 서비스(Service)에 기반을 둔다. 서비스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1. 기존 이용자의 정착과 더불어 끊임없는 2. 신규 이용자 발생이 전제되어야 한다. 게임이 아무리 어떤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무엇에서 문화 생활로 승격(????) 되었다고 해도, 어쨌건 생활의 필수 요소는 아니다. 때문에 완벽하게 정착을 하는 이용자는 존재할 가능성은 없으며, 기존 이용자는 수 자체가 줄어들거나 참여 정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줄어듬을 완화해주거나 보충해주는 현상이 새로 게임에 참여하는 이용자다. 그런데 정액제 서비스, 특히 온라인 서비스 정액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불형 정액제는 새로운 이용자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주요 요소이다. 간단히 말해서, 게임이 재밌는지 재미없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돈 2~3만원 들이기는 매우 어렵다. 부분유료화는 그런 관점에서 서비스 자체를 판매하지 않고, 서비스의 일부를 판매하여 이용자의 신규 진입 장벽이 정액제에 비해 낮다. 이는 곧, 서비스의 장수 조건 중 하나인 신규 이용자 발생율을 높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월정액제를 고집하는 묵직한 게임들(Hardcore)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기존에 월정액제로 성공한 게임들에 대한 미련 때문인 황당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월정액제의 수익율이 부분유료화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유료 이용자 수로 비교를 했을 때, 부분유료화의 수익은 월정액제 수익의 30% 달성하기도 빠듯하다. 모MMORPG는참고 1) 부분유료화로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부분유료화 MMORPG들 중에서도 수익율이 높아 시장에서 놀랍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게임은 현재(2005년 6월 기준) 동시접속자 수가 5~7만명인데, 부분유료화로 한달에 4~6억원 정도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만일, 월 2만원짜리 정액제였다면 10~14억원 정도의 매출이 일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임들은 이보다 못한 수익율을 보인다.

물론, 동시접속자 수로 수익율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비교이다. 부분유료화는 수익율이 낮은 대신 동시접속자 수, 그러니까 유료화 이전에 게임을 하던 이용자가 정착하는 수와 신규 이용자의 진입이 많고, 월정액제는 수익율이 높은 대신 유료화 이후 발생하는 대규모 이용자 이탈과 신규 이용자 발생 저조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단순 수치로 계산하여 월정액제의 막강한 수익율을 기대하며 아직도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월정액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미련'이다.)

시장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기업 대 이용자 관계에서 부분유료화 수익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으며, 기업 대 기업(쉽게 말해서 퍼블리셔와 PC방) 관계에서 정통이라고 할 수 있었던 정액제도 점차 흔들리고 있다. 그 첫 타자가 CCR이고, 다음 타자가 요즘 물의를 빗고 있는 넥슨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부분유료화 형태를 띄고 있으며, 앞으로 지금보다 더 성숙되고 발전된 부분유료화 수익 방법이 대세가 될 것이다. 물론, 게임 회사들이 엄한 미련을 버리고, 부분유료화의 수익율을 바르게 올리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면 할수록 부분유료화 수익 방법의 성숙도와 완성도는 빨리 높아질 것이다.


참고 1 : 실제 사례이며, 이런 정보는 업체 기밀이므로 게임 이름과 회사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내가 알 수 있는건 내가 개발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굳이어느 회사의 어느 게임인지 알려고 하지 말자. 덜덜덜. orz


지나간 대중가요를 다시 듣다

요즘 새삼스레 영턱스 클럽의 '정', 임창정의 'Love affair', 터보의 'Love forever'과 '회상',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천상유애',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희망사항', 녹색지대의 '그래 늦지 않았어', '가을의 전설', '사랑을 할꺼야', 모자이크의 '자유시대', 황규영의 '나는 문제 없어', 김건모의 '핑계', '잘못된 만남', R.ef의 '찬란한 사람', '심연', 지누션의 '말해줘', 산울림 전집, N.EX.T 1~2집, 박남정의 '사랑의 불시착', 이상은의 '담다디', 최성수의 '풀잎사랑', 김세영의 '밤의 길목에서', 박정운의 '먼 훗날에', '오늘같은 밤이면', Mr.2의 '하얀겨울', 김광석 전집, 지누의 '엉뚱한 상상', 015B 6집,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에 그대', 홍서범의 '김삿갓'과 '구인광고', 김준선의 '아라비안 나이트' 등을 듣고 있다. New kids on the block의 'Step by Step'과 'Tonight'을 덤으로 들으며.

요즘 대중가요 상당 수는 내가 아예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불렀을 때 다른 사람들이 못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노래말에 반말도 무척 많다. 괜히 발끈해서 기피했고, 몇 년 전부터는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기 위해 목차책을 뒤적일 때 앞장부터 펼치기 시작했다. 윤도현이 새로운 노래를 간간히 발표하여 뒷장부터 펼치는 영광을 안는 경우도 있지만, 감히 "나는 노래방에서 노래 책자를 앞장부터 펼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몇 년 전, 노래방에서 노래 목차 책을 어디부터 펴느냐에 따라 오빠와 아저씨로 구분 짓는다는 흥미끌기 글을 보고 책자를 뒷장부터 펴기 위해 열심히 최신 가요를 익히던 때도 있었지만, 더이상 따라잡을 수도 없을 뿐더러 부질 없는 짓임을 깨달은 뒤로는 마음 편하게 대중 가요를 부른다.

몇 년 전에 유행했던 가요들 중에서도 못알아듣는 노래들이 있다. 게다가 들으면 묘하게 기분 나쁜 노래들도 있다. 그럼에도 요즘 다시 듣는 이유는 일종의 향수(鄕愁)랄까? Dream Theater의 새 음악들(Octavarium)이나 Fatboy slim, 혹은 사물놀이를 비롯한 국악을 듣다보니 수시로 예전 가요들이 머리에서 맴돈다. 예전 가요 상당 수가 요즘 즐겨 듣는 곡이나 노래보다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만 귀는 참 정감있게 들린다.

정감있다고 계속 듣기엔 지루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다. 그래서 평소 즐겨 듣던 음악들 사이 사이에 감초처럼 껴놨다. 한 시간 단위로. 한 시간 동안 열심히 토론을 하거나 토의를 한 뒤에 따스한 숭늉 한 그릇 들이키는 기분이다. Renaissance나 양방언 곡 다음에 유행했던 가요들이 나오면 이유 모를 재미 마저 느낀다. 가요 재발견! 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