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Feb 2005
Blog Fair 2004에 선정된데 이어, 이번에는 블로그윌 2004 추천글 30선에 제 글도 선정되었군요.
블로거들의 멋진 축제에 저의 글이 밀폐된 공간에서 풍겨오는 진한 향수 냄새 같은 존재가 아니길 바라게 되는군요. 글 쓰기에 자신을 가지며 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 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줄이야. :)
내일 시간이 녹녹치 않아 라이브 블로그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내일 있을 축제에 모든 분들이 즐겁길 기원합니다. 꾸벅.
23 Feb 2005
어제 전자편지(email)함을 확인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짧은 문장이 있었다. 제목에 배우 이은주씨가 자살했다고 써있었다.
"얘네들, 또 언론 놀이하네. 분명 배우 이은주가 무슨 영화에서 자살하는 역을 맡는다는 거겠지? 아무리 그래도 사람 죽는다는 내용으로 언론 놀이를 하냐? 개양아치 놈들"
이런 제목의 기사들은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혹은 드라마에서 그러했다는 내용이었고, 그때마다 묘한 배신감을 느꼈던 나는 역시나 하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다른 기사 제목과는 달리 굵게 처리된 점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속는 기분으로 기사 전문을 읽었다.
이은주씨의 자살은 사실이었다.
속은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보인 거 같았다. 애초 우울한 기분에 찜찜함이 가중되어 내 뒷덜미에 자리 잡은 느낌이 들었다.
그 기분은 오늘이 되어도 채 가시지 않았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죽은 사람에 대해 산 사람의 말은 많다. 화제를 찾은 언론에서는 그녀를 가만히 냅두지 않은 채 다양한 문학 장르의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녀는 갔다. 그 사실 하나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고로 나는 우울하다. 그런데 왜 그녀가 간 사실이 더 슬프지. 언론의 이야기들은 모든 원죄를 가진 이의 변명처럼 구차하게 들린다.
안녕, 미안해.
왜?
그냥 이 말을 하고 싶었어.
왜?
다른 이도 아닌 너니까.
왜?
나는 나쁜 놈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