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 대화하기.

본론만 간결히 말을 해도 말을 못알아 듣는 상대가 있다.

「 A와 함께 밥 먹기로 했는데 A에게 약속이 생겨서 혼자 먹게 됐으니 따로 약속이 없으면 나랑 밥을 먹자 」

라는 말을 했을 때

- A는 당신의 연장자인데 A때문에 혼자 밥을 먹게 됐다는 발언은 보기 좋지 않다
- 식사를 혼자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 A와 약속이 깨졌다고 나와 식사를 하자는 그 저의는 무엇인가? 내가 만만히 보이는가?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대단히 피곤하고 짜증난다. 그런 말을 한게 아니라고 해도 저게 그런 뜻이 아니면 뭐냐고 대답하면 더이상 대화하고 싶지가 않다.

연장자건 연하건 잘못을 했다면 그것을 지적할 수 있다. 지적하는 방법, 즉 태도에는 주의를 기울여야겠지만 지적을 할 수도 없다는 게 말이나 될까? 그건 개개인의 관점 차이니 그렇다고 치자. 어째서 말이 저렇게 와전될 수 있을까. 대단한 비이성적인 논리이다.

그런 상대와 대화를 할 때 이성이 아닌 감성이 난입하면 관계를 평탄히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그럴 때는 이성의 정도를 더욱 강화하여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장단을 맞춰주면 된다. 아니면 상대를 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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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도 대화를 중단시키는 강렬한 말을 하여 사람 다시 보게 만들더니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군. 특히 직책에 유별나게 얽매이는 태도는 그 사람의 개성으로 보일 정도이다.
조직 생활에서 위계 질서 및 조직의 관리를 위한 직급을 명확히 하는 것은 지양하기에 마땅하다. 그러나 직급이라는 시스템은 상식이라는 사회 시스템(체계)의 상위가 될 수 없다.
자신은 타인의 그런 모습을 비판/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의 그런 모습은 전혀 보지 못한 채 타인을 나무라는 모습이 제법 별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증의 폐쇄성과 예의 없는 자유로움

PGR21.com 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프로게이머 랭킹을 책정한 개인 사이트인데 지금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사람의 다수가 이곳을 방문하는 꽤 큰 사이트이다. 그 다수에 나 역시 속한다.

이곳은 꽤나 엄한 운영 규칙(Rules)이 특징이다. 온라인에서 글 쓰는 것에 부담을 주는 성격이 강한데 그것이 익명의 뒤에서 예의 없는 글을 퍼질러싸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한지 얼마 안된 이들은 서로를 무척 예우하고 존중하며 토론 문화가 대단히 발달된 온라인 공간이라 착각하기 쉽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직접적인 표현만 하지 않을 뿐, 내용을 비비꼬아 기어코 상대방을 후려치고 마는 글이 많다. "^^* 씨발아. 닥쳐. ^-^;;" 라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게 예의인가?

지나치게 경직된 운영 규칙으로 인해 근거 있고 정당한 비판 글들이 삭제되는 문제점도 있다. 비난이 아닌 비판 마저 제재를 한다. 그것이 프로게이머에 대한 사랑법인가? 그것이 토론인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이 삭제될까봐 최대한 가식적이고 가증스러운 문장과 내용으로 글을 이리 저리 돌린다. 비판이 존재하지 못하기에 토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토론이 되려다가 이용자에 의한 자정이랍시고 자중하자며 토의로 끝을 맺는다.

그것이 PGR식 프로게이머에 대한 사랑법이고, 운영 규칙이다. 그것이 싫으면 회원 가입을 하지 않으면 된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정보를 읽는데(Read) 아무 문제가 없다. 단지 참여(Write)가 안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얼마 전에 PGR을 탈퇴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은 이전에도 많았고 나 탈퇴 이후에도 보인다. 더이상 PGR에서 PGR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의사 소통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다른데 갈 필요 없이 자유게시판을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나의 미천한 자존심은 회원 가입이라는 공존이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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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PSCHOOL 이라는 PHP 개발 커뮤니티로는 국내 최대인 사이트가 있다. 그곳이 얼마 전에 자유게시판(Talkbox)를 폐쇄했었다. 앞서 비판한 PGR 과는 정반대로 너무 자유스러워서 게시판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예의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며칠의 폐쇄 뒤에 자유게시판에 대해 회원제를 실시하였다.

나는 조금은 다른 이유로 PHPSCHOOL 을 떠났지만 이제는 폐쇄하여 존재하지 않는 LSN를 보며 PHPSCHOOL 도 머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들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떠났고 자유 게시판 폐쇄 직전에는 익명의 폐해를 적극 활용하는 몇 명의 놀이터로 전락하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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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익명의 폐해를 피해보고자 오프라인 같은 온라인을 만들려던 PGR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가증스러움, 오프라인의 제약이 아닌 온라인의 자유로움을 제공하려던 PHPSCHOOL의 짐승같은 비이성적 공간.

최근의 커뮤니티가 복수(Group)에 의한, 복수를 위한, 복수의 공간이 아닌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개인의 공간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이 아마도 저러한 한계점 때문이 아닐까 비약하여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