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발은 좋다
04 Apr 2004..고 "칭찬"해주는 이들은 제법 많았고 지금도 심심치 않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글발로 사람을 현혹한다하여 비난하고, 나를 좋게 봐주는 이들은 생각을 잘 전달한다며 호평한다. 과연 나의 글발, 아니 글로 표현하는 능력은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전이다. 지난 2월부터 진지하게 시작한 셈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나의 글 표현 능력이 나쁘지 않은 것일까? 단순한 접대성 칭찬이 아닐까, 하는 소심한 생각을 했었다. 좋은 혹은 잘 쓴 글에는 기본적으로 좋은 글을 많이 읽음이라는 뿌리가 있어야하며, 이 뿌리가 부실할수록 자작 글이라는 열매도 부실해진다. 나는 많은 글을 읽었다고는 하나 정보 전달이 주목적인 서술형 글, 즉 전문 서적 위주로 독서를 해왔고, 그로 인해 나의 표현 능력은 매우 한정적이며 단순하다. 게다가 직업적 습관에 의해 짧게 단어 하나로 써도 될 것을 단락 하나를 할애하여 길게 풀어 쓰는 습성도 있다. 그래서 나는 예전부터 내 글에 대해 자신감이나 만족이 부족했었다. 다만 내가 늘 봐왔던 글들, 즉 서술형 글에는 자신이 있었다. 늘 보았던 표현법의 글들이었고, 내 직업이 그쪽과 연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가 (좋은 방향이건 안좋은 방향이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면서 나의 한정된 표현 능력과 무게감있는(청숙헌님의 표현을 따르자면 정신과 진정이 깃든) 글을 쓰지 못한다는 불만이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내게 부족한 점들은 내가 하는 일이나 관심 분야에 필수 사항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뀐 것이다. 그 바뀐 생각은 지난 2월부터 매우 강렬해져 나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1인 토론을 벌이게 되었다.
이 글의 계기인 청숙헌님의 글 잘 쓴다는 칭찬이라는 글은 내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과 비난/비판의 내용이다. 지금도 간혹 나에게 글을 잘 쓴다는 호평을 해주는 이들을 바라보며 나는 착찹한 기분이다. 그들은 좋은 의도로 칭찬을 해주는 것이겠지만 나로서는 그들이 내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피해 의식적)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맞다. 글 잘쓴다는 칭찬은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아니, 어떤 말이건 아무 생각 없이 쉽게 내뱉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단지 글 내용에 공감을 한 것을 그 글이 잘 쓰여진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불명확하고 두리뭉실한 칭찬으로 내뱉은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공감하든 말든 잘 쓰여진 글은 잘 쓰여졌고, 잘 못쓴 글은 못쓰여졌다. 아무 생각 없이 혹은 길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너무나 간결하게 「 잘 쓴 글이네요. 멋져요. 」 의 응답은 아직은 부족한 이들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맞다. 함부로 하면 곤란하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의 글에 반응을 나타내지는 않았을까. 좀 더 진지한 자세를 갖지 못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