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샷.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사진발을 필요 이상으로 안받는다. 어느 정도인가하면 종종 내 사진을 보고 나인지 못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난 사진 찍히기를 매우 싫어한다.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성향 중 하나인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점은 나 역시도 보유하고 있는 성향 중 하나이다.

불행히도 난 디지털 카메라가 없다. 핸드폰도 요즘 핸드폰들에 비하면 꽤나 구형이기 때문에, 이동 중 전화 통화라는 본직에 충실한 핸드폰일 뿐이다. 그래서 간혹 디지털 카메라를 가진 친한 사람을 만나면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평소 사물이나 사람을 자세히 보는 성향이 있어서 사진도 접사를 주로 찍는다. 접사할 것이 없어도 사진 찍는 것은 좋아하기에 셀프 사진으로 디지털 카메라 메모리를 채워 준다. 그리고 내 셀프 사진들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해줄만큼 엉망으로 나와있다. 어느 정도인가하면 여지껏 찍은 수 백장의 셀프 사진 중 세상에 나와 민폐를 끼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큰 사진이 바로 저 사진일 정도이다. 참고로 저 사진은 셀프 사진이 아니다. (즉 셀프 사진 중 공개 할 만한 사진은 없다는 얘기)

나는 개인적으로 저 사진의 느낌을 좋아한다. 이현세님의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우울함을 가진 채 악역을 맡고 있는 조연이 가질만한 이미지샷 느낌이다. (그런 캐릭터가 있던가? 긁적) 나는 이 사진을 이력서에 첨부하기도 했다! 도둑 촬영 사진이지만(당했다는 얘기) 느낌은 좋다. 평소 미소를 짓고 다닌다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 내 평소 표정은 저러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