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

지난 토요일, 아니 일요일 새벽에 단숨에 읽은 이 책은 케냐를 구성하는 여러 부족 중 마사이 부족의 일원인 레마솔라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이다. 문체나 구성, 분량등 여러 면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느낌이었다.

'나는 어떤 힘든 상황을 이렇게 극복했다, 나는 대단하다' 식의 영웅전 읽는 듯한 느낌의 자서전류의 책을 나는 싫어한다. 특히 고승덕 변호사의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는 책이 그 절정이어서 다 읽고 났을 때 상대적 자괴감을 들게 만들었다. 물론 하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않고 죽도록 고생하면 못이룰 것은 없다는 것인데, 이 말은 죽도록 고생하며 노력하였는데도 실패하였거나 실패하고 있는 이들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람의 타고난 능력과 행운도 무시할 수 없음에도 그 책은 노력 그 자체만을 극도로 부각시켜 오히려 반발심이 들었다.
이 책은 그런 저자 자신의 영웅 만들기를 탈피한 책이다. 홍정욱의 7막 7장과는 다른 느낌의 진솔함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자신을 수식하려는 지극히 계산적인 느낌의 다른 책과는 달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교훈(?)은 다른 책, 그러니까 '내 치즈를 누가 옮겼을까'와 '체인지 몬스터'의 그것이었다. 약해져가는 부족의 전통을 지켜가면서도 변화, 즉 현대 교육을 받아들여 자신을 만들어가는 레마솔라이. 그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쉽지 않은 일을 그는 해낸 것이다.

세상이 바뀌길 바라며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 자신을 먼저 바꾸고 올바르게 나아가면 많은 이들이 결국 이에 따를 것이고 그것은 커다란 흐름이 되어 세상을 바꾼다. 레마솔라이, 그는 그런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덧쓰기 : 책 사진 출처는 알라딘. 알라딘,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