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생명 윤리와 정치가의 생명 윤리

황우석 교수 이야기가 누리상에서 그리고 각종 언론 매체에서 많이 나온다. 작년 2월에 배아줄기 세포 복제 소식이 떴을 때는 이승연의 위안부 누드 사건에 묻히는 분위기였는데, 역시 미국이 반응을 보이니 블록버스터급 반응이 일어난다. 대단한 미국, Hollywood USA!!! :D.

그런데 해일급 반응을 일으키게 한 이유는 약간 엉뚱하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 반대하기 때문에 세계의 관심이 미국과 황우석 교수에 쏠린 것인데, 생명 윤리를 들먹이며 반대한다는 발언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생명 윤리에 대한 비웃음이 아닌 생명 윤리를 입에 올리는 자들에 대한 비웃음이다.

과학자의 생명 윤리와 정치가의 생명 윤리 중 어느 쪽이 더 사람을 죽이거나 살리는데 영향을 끼칠까? 사람의 생명으로 더 많니 적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경(不敬)스럽지만, 내 생각에는 정치가의 생명 윤리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과학의 발전 혜택을 보려면 혜택을 보기 위한 대가, 이를테면 돈이 필요하고 때문에 과학자의 생명 윤리와는 무관하게 삶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치가의 생명 윤리가 다른 목적보다 우선시 되지 않는다면 이유 없이 애꿎게 10만명, 수천만명 죽는 건 순식간이다.

인간 복제라는 영역까지 화제의 진도가 나아간 현재, 과학자의 생명 윤리, 아니 거창하게 나갈 것도 없이 배아 줄기 세포 복제에 따른 복제 인간에 대한 생명 윤리를 지적하며 과학이라는 기술 차원에서 생명 윤리를 공론화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이를 정치 관점에서 판단한 결론을 이유로 생명 윤리를 빌미로 삼는 정치 공작은 역겹기 그지 없다. 그대들의 생명 윤리는 대체 얼마나 숭고하기에 정치 관점의 차이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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