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b 음모론

0. 2mb를 모르는 사람을 위한 친절 베풀기

노무현 대통령을 안좋게 일컫는 별명 중에 놈현이 있다.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게 어떤 의도인지 느낌이 확 와닿는다.

이명박이라는 대통령 당선된 사람2mb라고 부른다. 소리는 이엠비라고 하지 않고 이메가라고 하면 된다. mb는 컴퓨터 용어로 Mega Bytes이며 보통 메가라고 줄여 부르기 때문이다. '이메가'라는 말이 어색하다면 좀 더 친숙한 ㅇㅁㅂ라고 쓰고 아메바라고 읽어도 뜻은 통한다.

1. 음모론에 앞서

요즘 블로그계나 인터넷 기사를 읽다보면 분명 우리나라 사람인데도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해서 안타까움을 일게 하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컴퓨터 자판에도 각종 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사람 예상을 벗어난 문제가 자꾸 일어나서 그런지, 참으로 허섭쓰레기 같은 글이 넘쳐나는 신비한 현상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모니터도 첨단 기술이 들어가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자꾸 일어나서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종이 시대에는 이렇게 글을 못읽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말이다.

요즘엔 좋은 자판과 모니터 값이 싸져서 글을 제대로 읽거나 쓰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으니, 이 글은 문장이 길더라도 친절하게 써볼까 한다.

이 글은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 풍자 글이다. 자,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이 글을 읽지 않는 편이 좋은 지 답이 딱 나온다. 우선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은 읽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음모 자체에 대해서 진지해지지 말라는 말이다. 둘째, 뭘 풍자하는지 이해 못하는 사람은 읽지 않는 것이 낫다. 셋째, 글이므로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은 읽지 않는 편이 좋다.

이 정도까지 친절하게 길라잡이를 했는데도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읽으려 시도하다가 발끈해도 내 책임은 아니다.

그럼 음모론을 시작해보자.

2. 언론 줄세우기

최근 인수위원회나 2mb씨가 언론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통제”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방송사는 물론 신문사들 역시 그 성향이나 성격은 이미 잘 드러나 있었고, 사람들은 익히 알고있다. 그런데도 인수위는 언론 성향 조사을 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학교에서 짱을 먹고 있는 양아치가 있다. 이 양아치가 다른 학생한테 묻는다. “야, 우리학교 짱이 누구냐?”. 이미 누군지 알고 있는 사람한테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은 짱인 자신을 각인시키며 위협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아주 뻔한 그림이어서 굳이 “심리학에 따르면” 으로 시작하는 인용문을 담을 필요도 없다. 간단하게 “상식에 따르면”이라고 해도 충분하다.

즉, 이미 성향이 뻔히 나와있는 언론사를 대상으로 “그러니까 쟤는 내 편이고, 너는 나 별로 안좋아한댔지?”라고 한 것은 명백하게 주먹 과시하며 위협하는 행위이다. 더구나 네이버도 평정했다며 구시대스러운 망발을 자랑스레 하던 그들이었다.

또 다른 근거는 길들이기 훈련이다. 어제 분명 휴대전화 요금을 20% 내리겠다고 해서 받아적고 발표하더니, 오늘 와서는 아니라고 발뺌한다. 나흘 전에는 몰입식 영어 교육을 하겠다고 하더니 그 다음 날 그런 적 없다고 한다. 인수위 대변인은 똥줄 타게 대변하느라 바쁘고, 언론은 혼자 말하고 혼자 부정하는 “혼자가 아니야 (You are not alone(언론))” 놀이를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 용어로 똥개 훈련이라고 한다.

얼핏보면 2mb씨나 인수위가 삽질을 하는 것 같지만, 이는 사실 고도로 계산된 길들이기 훈련이다. 군대에서 사병들을 길들이는 방법 중 하나는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생각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작업을 끊임없이 시키는 것이다. 당연히 불합리 하겠지만 하다보면 그냥 하게 돼있다. 가끔 성과가 있는데 성과가 꼭 효율과 맞물리는 낱말은 아님을 배울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즉, 2mb나 인수위는 작정하고 대통령직에 앉기 전에 언론 길들이기 및 통제에 나선 것이다. 민주주의에 입각하여 펜에 맞서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것보다는, 지치게 하거나 바보로 만들거나 아예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쉽고 이득일 것이다. 안되면 친구 20명 불러다가 꿀밤 몇 방 주면 될 것이다.

3. 작은 정부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무원도 줄이고, 일부 정부 부처는 통폐합 한다고 한다.

정부 규모 크기를 논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돈을 많이 써서 크다는 것인지, 사람 수가 많아서 크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 부처가 많아서 크다는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규모를 사람 수로 치면 이미 작은 편에 속하는 듯 싶다. 사람 수 자체가 많지 않으니 돈을 과도하게 쓴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정부 부처가 많아서 2mb나 인수위측에서 자꾸 현 정부가 뚱뚱하다고 말한다는 말이 되는데, 실제로 정부 부처를 통폐합 하는 걸 보면 정말 그렇게 생각하긴 하나보다.

근데, 단순히 정부 부처가 많다고 그 정부가 큰 것일까? 쉽게 생각해보자. 갑돌 주식회사가 있다고 치자. 이 회사에 직급으로는 사장, 감사, 이사, 전무, 상무,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주임, 사원이 있으며, 사업부는 4개가 있다고 치자. 무지 큰 회사 같다. 근데 과장급까지는 직급별로 1명이고 대리, 주임, 사원이 각 2명이라고 치자. 모두 12명인 회사가 사업부를 4개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시 묻겠다. 이 회사는 큰가? 매출 규모를 논외로 하고 조직 규모만 치면 크지 않다.

부처는 많은데 사람 수는 적다고 한다. 즉 큰 정부라고 할 수는 없다. 근데 큰 정부라며 일부 부처를 통폐합하여 정부 부처를 몇 개로 줄였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통제하기 쉬워진다. 10명을 인솔하는 것보다 6명을 인솔하기 쉬운 원리와 같다. 부처도 부처 중 짱이라고 할 수 있는 석가모니로 대표하는 것이 편하지 다른 여러 부처 모시는 것은 힘들지 않은가? (어려워 하는 사람을 위해 덧쓰자면 방금 문장은 말장난이라는 고급 표현 기술이다)

정말 작은 정부는 부처간 겹치는 사업을 줄여 공공 지출이나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역할별로 잘게 쪼개어 사업 결재 단계를 줄여 각 부처가 최고 효율을 낼 수 있게 간섭하지 않는 정부여야 진정한 작은 정부이다. 그런 것 없이 부처 수를 줄여서 강제하는 작은 정부는 단지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한 계획일 뿐이다.

4. 몰입식 영어 교육

현대 사회에서 영어는 아주 중요하다. 그러므로 영어 교육을 중시하되,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교육 비용을 정부 주도 아래 잡겠다는 구상은 찬성한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2mb나 인수위에서 강조하는 영어는 사실상 국제 경쟁력과 별 상관 없다. 국제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영어는 국제 경쟁에 필요한 분야와 영역처럼 전문화 되고 특화된 쪽이다.

내가 캐나다 친구인 tae와 더듬 더듬 영어로 일상 대화를 나눈다고 내 영어 경쟁력이나 수준이 증가하진 않는다. 내가 국제 사회에서 내 전문 분야로 큰 힘을 받기 위해선 역사나 기술, 사회, 경영, 경제 분야와 관련된 영어를 이해하고 쓸 줄 알아야 하며, 이 부분은 일상 회화 중심 영어를 배운다고 해서 해소되는 부분이 아니다.

이러한 영어 정책은 우리네 문화와 정서를 파괴 할 뿐이다. 그렇다. 2mb와 인수위의 목적은 국제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범국민 단위로 우리네 정서나 문화를 파괴하여 바보로 만들어 통제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특화된 전문 영어는 돈 있는 기득권층이나 비싼 돈 들여 배울테고, 돈 없는 서민들은 그냥 바보가 되어 멍~ 하니 따라다니게만 하면 그만이다.

일제 시절에, 일본이 시행한 정책 중 하나는 우리말글 말살이었다. 이렇게 되면 당장 새로운 말을 익힐 수 없는 백성들은 뒤처지게 되고, 그럴수록 더 고분 고분해진다. 그럼 바보가 된 국민들은 뭘 먹고 산다?

5. 한반도 대운하

삽질을 하면 된다. 우선 짧은 기간 동안에 국토를 갈갈이 찢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삽자루가 필요하다. 이쯤되면 범국민 비정규직화가 가능해진다. 기업은 값싼 비정규직을 굴려 대운하를 파고 상업 권리도 따낼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들 그대로 다시 불러서 도로 땅을 메우면 된다. 이후 발생하는 자연 재해 때에도 불러다 보수 공사를 하면 된다. 얼추 어림잡아도 최소 한 세대는 비정규직이나마 밥벌이가 보장된다.

“I must go to eat something. I'm starving. Let's go.”라는 회화 중심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 세계 경쟁력을 갖춘 최고급 삽질 인력을 두고 두고 먹여 살릴 수 있으니 참으로 훌륭한 정책이다. 삽자루 뺏으면 굶어 죽으니 절대 놓으려 하지 않고 충성을 다할 것이다. 삽자루로 상징되는 밥그릇으로 통제를 하는 것이다. (아차, 실수! 저런 죽은 영어 보다는 오뤤지, 오린지 같은 살아있는 영어를 하겠다는 것이 인수위 생각이지...)

더 무시 무시한 사실은 대운하 때문에 자연 재해가 일어날 때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전하면서도 대운하를 구경할 수 있는 비싼 지역은 돈 있는 이들이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서민들은 자연을 상대로 맞서 싸워야 한다. 부동산에 대해 감히 덤빌 여지도 주지 않게끔 통제 할 수 있는 것이다.

옛말도, 어떤 학문도 따를 필요 없다. 상식에 따라서 대운하, 이래서는 안된다.

6. 그들이 바라는 것은 통제, 통제, 통제.

이제 음모론을 마무리 지어보자. 2mb나 인수위가 바라는 것은 고분 고분 말 잘 듣는 국민과 언론, 그리고 정부 부처이다. 중소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이야 관리/통제 대상이라기 보다는 친구니까 서로 말 잘 들어주는 친한 관계를 바랄 것이다. 이를 낱말 하나로 명쾌하게 나타내면 통제가 된다.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 통제, 언론 통제, 그리고 국민 통제. 현대 느낌나게 포장을 잘 했을 뿐이지 독재 정권 시절과 다를 바 없는 통제라 할 수 있다.

무엇을 위해 통제하려 하는가. 통제는 선택과 자유를 빼앗는다. 통제와 계획... 공산주의... 아뿔싸! 지난 10년 내내 빨갱이 정부라고 욕하던 그네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가 공산주의였을 줄이야! 우리 곧 있으면 북한과 통일 할 수 있겠다. 아하, 그래서 통일부를 폐지 하려는 거였나? 하하하.

하긴. 선택과 자유가 줄거나 없어진다고 꼭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택과 자유가 줄어들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선택(자유) 과부하 및 과잉에 대한 회피성 행복이지, 위와 같이 강탈 당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우리는 누구도 우리의 선택과 자유를 가져가도록 맡긴 적이 없다.

7. 인수위를 위한 가당찮은 애칭 제안

마지막으로 인수위에 제안 하나 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당선인에게도 2mb라는 작고 아담한 별명이 붙었는데 인수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소리도 비슷한 인순위. 주제곡은 것위(蚓)의 꿈.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내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 봐요.
저 차갑게 서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그 꿈이 부디 대한민국 통제 및 장악하여 불도저(이명박) 공화국을 이루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하긴... 차기 정부 이름은 이미 이명박 정부인 걸 보면 그 꿈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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