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아가씨들

2003년 12월 10일. 크리스마스 보름 전.

오늘은 유달리 이쁜 아가씨들을 많이 본 하루였다. 출근할 때 이쁘고 참한 아가씨를 봤다. 나이는 20대 중반쯤. 키는 나보다 5cm 정도 작아보이지만, 얼핏 나보다 큰 느낌이 들 정도로 호리 호리한 몸매. 단발 머리이지만 긴 생머리들의 주요 요건 중 하나인 찰랑 찰랑함에 있어서 결코 지지않는 머리결. 희미하게 코의 말초 신경을 집중해야 느껴지는 옅은 화장품이나 향수 냄새. 킁킁킁. 대게의 경우 여자들은 나보다 걸음이 느리기에 이쁜 아가씨를 발견하면 나는 딴짓을 하듯 이곳 저곳을 둘러보듯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걷는다. 그러나 이 이쁜 20대 중반의 늘씬하고 단발이지만 찰랑 찰랑한 머리결의 아가씨는 무척 바쁜 듯 총총~ 서둘러 앞서갔다. 앞서가는 사람의 뒤를 쫓아 따라가듯 뛰기가 이상하겠다 싶어서 이제 그만 그녀를 놓아주었다.

오늘 보게 된 이쁜 아가씨 중 또 한 명은 여고생이었다. 키는 나보다 7~10cm 정도 작아보이고 약간은 체격이 작아보이며 역시 단발. 아침에 본 이쁜 아가씨는 참하고 여성스러운 미모였다면, 어두컴컴하여 잘 보이지 않던 여고생은 귀엽고 싱싱한(??)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몸을 움크리며 서둘러 집으로 향해 걸어갔기에 더는 볼 수 없었다.

요즘에는 이쁜 아가씨를 많이 보게 된다고 생각된다. 단순히 우리 나라 여자들의 평균 미모가 상향평준화가 되어서가 아니라 단지 예전보다 내 눈이 더 현실성이라는 시력이 좋아진 듯 하다. 지금이야 눈이 매우 낮아져서 너무나 많은 객체들이 높아만 보인다.

쓸쓸하지만 안쓸쓸한 2003년 겨울.
눈은 많이 낮아졌으니 이제는 아예 안보이도록 막아야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