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훔쳐보기의 추억

2003년 12월 12일, 햇살을 얼굴 가득 받아내며 아침을(??) 열었다.

오늘도 퇴근 길에 이쁜 아가씨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도둑놈이 되어 그녀의 미모를 훔쳐서 감상했다. 도둑질의 기본은 발각되지 않는 것. 난 그 기본을 잘 알기에 미모의 주인인 그 아가씨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계속 도둑질을 하였다. 잠시 후 그 아가씨는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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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한 잔의 여유가 나를 휩쓴다. 첫 맛은 씁쓸하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들게 맛이 좋은 홍차의 끝맛처럼 지난 여름의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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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2일 : 지하철 안에서..
지하철에서 난 이쁘장한 아가씨 옆에 앉게 되었다. 나이는 한 22~25살쯤? 몸과 고개의 각도가 90도로 꺽일만큼 고개 푹 숙이고 자더군. 조금은 약해보이게 마른 체형이긴 했는데, 어쨌건 꽤나 귀여웠다. 얼굴도 작고 이마도 동글 동글, 목 뒷선도 미끈하고.

곁눈질 곁눈질.
그녀는 의자의 맨바깥쪽, 즉 출입구쪽에 앉아서 건너편 유리에 비춰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아가씨를 보기 위해서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야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워낙 내가 순진하고 순수하다보니, 잔머리를 굴려서 순진하고 순수한 나에게 어울리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Now loading ....

꾸벅 꾸벅 화들짝 두리번.
꾸벅 꾸벅 졸다가 열차가 정차하면 움찔 놀라듯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현재 무슨 역인지 확인을 하는 척 하며 그 아가씨를 쳐다봤다. 물론 그 아가씨는 자는 중이었기 때문에 내 시선을 느낄 수 없었고. 그렇게 5~6 정거장을 쳐다봤다. 10초를 쳐다보기 위해 2분간 조는 척을 해야했다.

내 잔머리가 간파 당한 걸까. 건너편의 다른 아가씨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드르르르르르르륵..
잔머리를 굴렸다. 하드 디스크 돌아가는 소리가 머리 속에서 들려오는 듯 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정거장 수를 현재 1정거장에서 2~3정거장으로 늘리자 였다. 그리고 그녀는 다음 역에서 내렸다.

.......... -_-

나는 여전히 자(는 척 하)고 있었지만, 오른쪽 엉덩이와 허벅지를 통해 느껴지던 감각의 허전함으로 인해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대로 잠을 자버렸다.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쳇. 건너편 아가씨 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