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초기 화면 문구
22 Dec 2003![]() |
에 ... 그러니까 언제더라. 98년도 가을이었던가. 삐삐를 폐기하고 핸드폰을 마련하였다. 011-357-7393. 아아 좋은 번호. 2002년도까지 썼던 번호. 당시 내 핸드폰이 오른쪽의 저거다. 실제 저거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생겼다. (사진 출처 : http://www.anycall.co.kr )
그때 내 핸드폰 초기 화면에 무어라 써놨는지 기억이 도통 안난다. 핸드폰 초기 화면을 잘 바꾸지 않기에 오랫동안 기억할 줄 알았는데 기억이 안난다. 하긴. 초기 화면 뿐 아니라 핸드폰 기능 자체를 그다지 활용하지 않는다. 연락처 저장, SMS, 알람, 전화 걸기/받기가 주용도이고 이외의 기능은 사용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좋은 핸드폰이 아무 필요가 없다.
아아. 이 못된 버릇! 또 말이 옆으로 샌다. 어쨌건 처음 핸드폰을 사고 내가 핸드폰에 무어라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대단히 평범하고 무난한 문구를 써넣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2000년도부터 사용하던 초기 화면은 기억난다.
■ 2000년 ~ 2003년 초 : 해 뜨게 하련다
당시 하던 일의 성공에 대한 염원이 강했다. 일상에서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노래는 쨍 하고 해뜰 날이라던가 나는 문제 없어, 사노라면 등을 주로 불렀으니 오죽했을까. 하지만 저 문구를 핸드폰에 적은 뒤로 내 사회 생활은 인간적으로 이렇게 꼬여도 돼? 라고 반문할 만큼 최악의 흐름을 타고 왔기에 지금은 쓰지 않고 있다.
■ 2003년 초 ~ 2003년 3분기 : 낭만 축구공
이때는 다니던 회사의 정치적 힘 싸움에 한참 이리 저리 치일 때였다. 정치적이라는 것이 무슨 당이 어쩌고 누구는 저쩌고가 아니라 회사에서의 덩덩이(엉덩이) 아랫목에 들이밀기 전쟁이었다. 딱히 무어라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회사 책상 밑에 박혀있던 내 불쌍한 축구공에 나를 비유했다. (회사에 축구공이나 농구공을 놓고 다녔다)
■ 2003년 3분기 말 ~ 현재 : 넌 누구시니?
현재의 초기 화면 문구. 어째서 저런 정체 불분명한 반말+존대말의 문장이 나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손가락이 작문한 이 문장을 나는 좋아한다. 넌 누구시니... 뉘슈보다 더 글깔(유사어 = 맛깔)스럽다.
낭만 축구공을 제외하고 한 번 초기 화면 문구를 정하면 1년 이상씩 끌고 가는 나. 평소에도 늘 바꾸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인스턴트같은 단기적인 문구를 하면 뭔지는 모르지만 후회를 할 예감이 들어 바꾸지 않는다. 이번 초기 화면 문구는 얼마나 갈끄나~
p.s : 초기 화면 문구만 쓰고 간결하게 글을 마무리 하려 했지만, 뭐든 길게 설명하려는 습성 때문에 이번에도 글이 길어졌다. 으아아아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