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의 타탁감 (타'락'감이 아님)

세벌식.
나 <span class=key1 onclick=keyword_open('./kview.php?kd=%C7%D1%B3%AF')>한날</span>군이 사용하는 한글 입력 방식이다. 그렇다고 키보드 하드웨어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 동일한 키보드에서 약간의 설정으로 입력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한글 입력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두벌식과 세벌식. 간혹 이벌식, 삼벌식이라 발음하는 이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발음이다. 정확히는 두벌식과 세벌식이다. 일회 이회를 한회 두회라고 발음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두벌식, 세벌식이라 발음하자.
두벌식은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입력 방식이다. 좌측에 자음, 우측에 모음이 있는 방식이다. 세벌식은 우측에 초성, 중앙에 중성, 좌측에 종성이 있는 방식으로, 한글 체계에 더 적합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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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세벌식 사랑 모임 ( http://sebul.sarang.net/ )

왜 더 적합한 방식일까? 한글이라는 글자 체계가 초성, 중성, 종성이기 때문이다. 자음과 모음은 발음을 위한 발음법적 분류이지 표기를 위한 분류가 아니다. 당연히 초성, 중성, 종성 체계라는 한글 체계를 따르는 세벌식이 한글 표기에 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초성과 종성은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자음과 모음으로 표기를 하여도 큰 문제는 없을 지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두벌식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못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럴까? 과연 그렇지 않다. 정말 두벌식 사용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것일까! 아니다. 분명히 아무렇다(?). 무엇이 문제일까. 예로 살펴보자.

. 두벌식 세벌식
특이<span class=key1 onclick=keyword_open('./kview.php?kd=%C7%D1%B3%AF')>한날</span> xmrdlgksskf 'gxjdmfshfw
나의 블로그 skdml qmffhrm hfj8 ;gwyvkg

위는 맨 좌측의 문구를 각 키보드 방식의 영문 자판 상태에서 친 것이다. 빨간 글자는 왼손이, 검정 글자는 오른손이 치는 것이다. 두벌식이나 세벌식 모두 왼손을 사용하는 횟수는 동일하다.

뭐가 차이일까? 그렇다. 받침, 즉 종성이다. 아직 모르겠다고? '나의 블로그'라는 문구는 종성이 한 번만 나온다. 때문에 세벌식과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종성이 세 번 나오는 '특이<span class=key1 onclick=keyword_open('./kview.php?kd=%C7%D1%B3%AF')>한날</span>'이라는 문구를 보자. 왼손과 오른손이 눌려지는 순서가 꽤 불규칙적이다. 그에 비해 세벌식은 리듬감이 느껴질만큼 규칙적이다.

이유는 이렇다. '특이'라는 단어를 칠 때 두벌식은 ㅌㄱㅇ을 모두 왼손이 치게 된다. 특히 ㄱ 과 ㅇ 의 경우 왼손이 연달아 눌러야 한다. 왜 이것이 문제인가하면 ㄱ 과 ㅇ 은 비슷한 위치에 있기에 손가락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ㅅ 과 ㅁ 이라면 거리가 있기 때문에 왼손이 부담을 덜 느낀다. 왼손 검지와 왼손 무명지(약지)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자음끼리 거리가 가깝게 뭉치는 경우도 있다. 특이에서 종성 ㄱ 과 초성 ㅇ 의 경우가 그렇다.

세벌식에도 이런 경우는 있다. 그러나 두벌식보다 적다. 그래서 두벌식으로 장문을 입력할 경우 왼손이 아픈 경우는 있지만 세벌식은 거의 없다. 두벌식은 키보드 키감이 뻑뻑할 경우 왼손 약지쪽 손등이 뻐근하기도 하지만, 세벌식은 그런 현상이 적다.

두벌식과 세벌식의 차이 두 번째는 많이 쓰는 글자의 배치에 있다. 세벌식은 우리 말에서 많이 나오는 글자를 중앙에 배열하여 손가락 피로감을 줄여 주고 있다. 위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 말에서 많이 사용되는

초성 : ㄴㅇㄱㅈㅂㅌ
중성 : ㅣㅏㅡ
종성 : ㅇㄴ

이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ㄹ 도 많이 나오는데 ㄹ 은 s 바로 위에 위치하여 있다. 이것은 단문을 입력할 때보다는 장문을 입력할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두 손의 피로감이 그것이다. 두벌식 역시 자주 쓰이는 글자들을 중앙에 배열하였으나 자음과 모음이라는 체계이기에 큰 효과가 없다. 이건 경험해보면 손등이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차이는 오타율이다. 이건 이미 첫 번째 차이에서 예견된 일이다. 어째서 일까? 없어 라는 문구를 입력한다고 예를 들자. 약간의 실수를 하면 ㅇ벗어 라고 오타가 난다. 자음 + 모음 + 자음 + 자음 (없), 자음 + 모음 (어) 인데 실수로 자음 + 자음 + 모음 + 자음 (ㅇ벗) 을 치는 것이다. 만일 여성과 대화하고 있을 때 이런 오타를 치면 상당히 난감하다.

그러나 세벌식은 이런 오타가 날 가능성이 없다. 죽어도 '없어'라는 문구를 'ㅇ벗어'라고 오타 칠 수가 없다. 어째서? 세벌식은 초성, 중성, 종성 입력 방식이다. 종성은 초성의 위치에 올 수 없고, 초성은 종성의 위치에 올 수 없다. 같은 ㄱ 일지라도 세벌식에서 초성 ㄱ 은 k 이고 종성 ㄱ 은 x 이다. 각이라는 글자를 치려면 kfx 라고 쳐야 되지, xfk 라고 치면 ㄱㅏㄱ 라고 쳐진다. 그래서 나는 ㅡㅅㅡ 라는 이모티콘을 대단히 빨리 칠 수 있다. 실제로 ㅡㅅㅡ 이모티콘을 쳐보면 알겠지만 두벌식에서는 ㅡ스 라고 쳐질 것이다. 세벌식은 중성 ㅡ + 종성 ㅅ + 중성 ㅡ 라고 치면 종성은 초성 자리에 위치할 수가 없기에 스 가 되지 않고 ㅅㅡ 가 되어 최종적으로 ㅡㅅㅡ 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 예찬은 된소리 입력이다. 두벌식은 된소리를 입력하려면 Shift 키를 누른 상태에서 왼손쪽에 위치한 자음을 눌러야 한다. 그래서 된소리 관련 오타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Shift 키에서 손가락을 일찍 떼면 된소리가 안쳐지는 것이다. Shift 키를 눌러야 하기에 타이핑 리듬감도 엉망이 된다. 게다가 손가락도 대단히 피곤해진다. (왼손 소지(새끼 손가락)쪽이 특히)

세벌식은? 초성이나 종성을 두 번 누르면 해당 글자의 된소리가 된다. 얼마나 편한가. Shift 는 누를 필요도 없다.

두벌식 : 까 = (Shift 누름) r (Shift 뗌) k
세벌식 : 까 = kkf (k = ㄱ)

이렇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두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된소리쪽 오타가 적고 손의 피로감도 적다.

종합해보면 두벌식은 왼손에 부담을 많이 주는 방식이다. Shift 키는 물론 자음을 모두 왼손이 처리하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세벌식에도 단점도 있다. 두 가지 이유에서 다루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난 세벌식 편애주의자다. 두 번째 이유는 두벌식의 무수한 단점들에 비교하면 가소롭기 때문이다.

자~ 두벌식과 세벌식의 차이를 다루어 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세벌식의 우수성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세벌식 사랑 모임에 ( http://sebul.sarang.net/ ) 가면 다 있는 얘기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서 내가 글을 올렸을까? (단순히 글 개수를 늘리고 싶어서라면 쀍! 이라고 한 마디 쓰거나 재밌는 글 하나 퍼오면 그만이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 그 얘기는 이 글의 방향(잘난 척 하기)에서 벗어나기에 따로 작성했다. 이 글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다.


2013-03-03 : 깨진 링크 수정 반영.</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