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가 우월한 거 맞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 폭스의 논쟁이 한풀 꺾여가는 듯 하면서도 불 붙기가 어느 덧 여러 번 되었다. Windows 진영과 Linux 진영, ASP 진영과 PHP 진영, MS 프로그래밍 툴 진영과 볼랜드 프로그래밍 툴 진영과의 논쟁처럼 이 두 웹 브라우저간의 논쟁도 생산적이면서도 소모적이고 격렬하면서도 유치하며, 재밌으면서도 썰렁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 폭스간의 성능이나 기능 대결은 사실 비교 대상이 안된다. 파이어 폭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 우월하다. 그것은 진실이며 사실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6는 출시된 지 3년이나 되었다. 물론 2001년 발표 이후 수 차례 보안 패치가 발표되었고, 서비스라는 거창한 이름의(MS는 제품 보수의 의무를 서비스라고 표현하길 좋아한다) SP1도 발표되었다. XP에 한하여 SP2도 발표되긴 했지만, 최초의 판(Version) 이후 기능의 추가는 사실상 없다.

물론 그만큼 대단하고 완벽하여 더 이상의 판 올림(Version up)이 필요 없는 경우는 있다. 예를 들면 뛰어난 성능과 보안에 강한 메일 서버 시스템인 qmail이나 도메인 네임 서비스 서버인 djbdns의 경우는 발표된 지 수 년이 지나도록 더 이상의 판 올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 이상 판 올림이 불필요할 정도로 완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그렇지 않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6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더라도 최신 기술인 CSS 2에 대한 지원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즉 2001년에 발표된 상태에서 심각한 보안 보완을 제외한 더 이상의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불과 얼마 전에 발표된 파이어 폭스보다 나은 점이라고는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용자들에게 익숙하다는 점 외에는 없다.

논쟁의 소재가 되는 것은 사실 파이어 폭스가 우월하는지가 아니다. 파이어 폭스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 우월하다고 해서 파이어 폭스 이용자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용자보다 우월한 것이 아닌데 어째서 그리 콧대를 높이냐는 것이다.

당연하다. 옳은 말이다. 새로움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도전 정신과 호기심에 대한 자부심, 아니 그런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드러낼 수 있는 부지런함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자랑한다면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단지 파이어 폭스를 사용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용자에 대한 묘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유쾌하고 재밌는 짬뽕같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웃기는 짬뽕이다 이거지)

하지만 일부 파이어 폭스 이용자의 지나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격하로 그들의 묘한 잘난 척이 느껴져서 발끈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용자들의 풍기는 냄새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용자들은 현재로도 만족하며 잘 쓰고 있는데 쓸데 없는 기능들이 부럽지도 않으며 생각보다 가볍거나 빠르지도 않고 기능이 알려진 것처럼 풍부하지도 않더라는 반발심에 의한 묘한 격하가 훌륭히 전달된다. 자랑할 게 없어서 나이 자랑한다는 얘기처럼 별 것도 아닌 걸로 호들갑 떤다는 식의 반응이다.

이제까지의 파이어 폭스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논쟁은 파이어 폭스 이용자들의 우월 심리 때문이라는 불똥 하나와 그런 적 없다는 반발이라는 이름의 석유가 만나 아직도 힘차게 불타오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부채질은 파이어 폭스의 나은 점을 인정하지 않는 일부 폐쇄적인 이들의 마음가짐이라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좋은 소리도 3번 들으면 듣기 싫다는데 자꾸만 네 것보다 내 것이 좋다는 말을 들으면 듣기 싫을 뿐 아니라 반발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좋은 얘기 해주고 있는데 세 번 이상 들었다고 버럭! 화내는 태도 역시 이게 좋더라~며 즐거워하는 이에게는 좋은 반응이 아니다. 누가 뭘 쓰건 자유이고 우월 심리나 자부심 가질 이유도 없다. 즉 이용자들끼리 혹여라 상처 받거나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는 말이다. 파이어 폭스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나고 우월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