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사장학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2002년. 친분이 막 생기려던 S 게임 회사의 K사장님이 권한 책이다. 그 K사장님 역시 당시 G사의 K사장님의 추천을 받았다고 하는데, 가벼이 읽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이름은 '소기업 사장학 : 작은 기업 CEO가 알아야 할 67가지 경영 노하우'이다. 책 제목을 보면 어떤 내용의 책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니 책 내용은 생략하고 이 책이 기존 경영 일반 분야의 휴대용 서적들과 무엇이 다른지 얘기하고 싶다.

이 책은 책 이름값 하느라(달걀이 닭보다 먼저인 것인가?) 철저하게 소기업에 맞춰진 경영론(사례라고 하는 게 더 맞다)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경영 관련 휴대용(Portable) 책들은 대부분이 규모가 상당히 큰 중기업에 맞춰져 있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유이다. 소기업에서 시작하여 성공의 길을 달려오며 회사가 커지고, 그것을 사람들이 인정했을 때, 비로소 이런 책을 쓸 수 있을 것이고 믿음도 가는 것이다. 생판 알지도 못하는 경우이거나 사업에 성공했다는 얘기도 없는 이의 경영 성공 포터블 책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뛰어난 글자들의 조합으로 성공을 거두는 사기극도 종종 있지만)

어쨌건 기존의 책들은 성공하여 회사가 커지고 나서의 기업 환경 변화를 극복하고 소기업에서 중기업으로 자리 잡은 조금은 흔한 얘기들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중기업이 되기 위해 소기업에서 열심히 일했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center>

소기업 사장들은 대게 아직 경험 못한 경영의 시련도 있을 것이고, 방향을 아예 못 잡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소금(小金) 같다고 할 수 있다. 금덩어리라고 하기엔 휴대용 서적의 한계를 여실히 있긴 하지만 어차피 이런 류의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의 목적은 금덩어리를 알아볼 수 있게 소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던가.

두 번째 특징은 이 책의 장점일지 단점일지 단언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 마다의 생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의 기업 경영관은 철저히 일본식 기업 경영관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많은 기업들의 문화가 일본식에 가깝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단점? 당연하지만 책의 장점이 곧 단점이다. 일본 기업의 눈 따갑도록 빛나는 성장으로 한때는 일본식 경영관이 중요하게 연구되었지만 지금은 중요도가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일반 경제의 꾸준하고 성실한 하락세 유지 때문이겠지. 일본식 경영관은 90년대에는 힘을 발휘했지만 90년대 후반부터는 흔들리고 있다. 지나치게 일본식 경영관의 색이 강한 것, 바로 이 점이 이 책의 단점이다.

경영에 정석은 없다. 그러나 기본(Root, 뿌리)은 존재한다. 인사, 재무, 영업. 이 책은 소기업 사장들이 갖추어야 할 기업 경영에 필요한 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마악 창업을 한 소기업 사장, 혹은 창업할 사람, 아니면 경영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의 사람, 혹은 이끄는 힘(Leader-ship)을 발휘하여 크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에서 두 번쯤은 가벼이 읽을 만하다. 처음부터 경영학과에서 들여다보는 한자투성이 책을 보면 재미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