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천재, 강민
21 Mar 2004내 개인적 판단에 의하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중에 천재라 부를 수 있는 선수가 두 명 있다. 천재테란 이윤열, 날라토스 강민. 이윤열 선수와 강민 선수의 게임 운영을 보면 소름 끼칠 때가 너무 많다. 이 중 내가 좋아하는 강민 선수의 결승전이 오늘 있었다.
결승전 시간을 깜박해서 1, 2경기를 놓쳐서 못봤고 3경기부터 봤다. 딱 보는 순간 느낀 점은 강민의 불리함. 병력도 많고 중앙도 차지했으며 테크트리도 전태규 선수가 앞서 있었다. 멀티도 별 차이 없는 상황. 누가봐도 강민 선수의 불리함이 명확한 상황.
그러나 강민이 괜히 강민인가. 일명 도시락 멀티라 할 수 있는 몰래 멀티 하나. 전태규 선수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에 몰래 멀티를 해둠으로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양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경기를 뒤집기는 무리다. 몰래 멀티는 활성화가 안되어있었고, 전태규 선수는 앞마당과 12시 멀티가 원할했기에 자원과 병력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강민은 셔틀 리버로 주병력의 중앙 진출에 성공하고, 지속적인 하이템플러 게릴라로 전태규 선수의 멀티가 활성화 되는데 방해를 했으며,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꿋꿋이 막아내는 집중력. 중후반의 승률이 대단히 높은 전태규 선수가 차츰 차츰 밀려나아갔다. 마침내 gg.
마지막 경기 4경기는 강민 선수가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기요틴. 아무리 전태규 선수가 멀티를 빨리 했다고는 했지만, 3게이트웨이인 전태규 선수가 강민 선수의 2게이트보다 병력이 낮았다는 점과 강민 선수의 앞서가는 테크트리-리버로 전태규 선수의 불리함이 역력했다. 그리고 단 한 번의 큰 교전으로 gg.
아아. 정말 프로토스의 극의에 도달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전략과 병력 운영, 물량과 확장. 블리자드는 과연 프로토스의 극의를 이런 모습으로 디자인이나 했을까. 내가 프로토스 유저임이 자랑스럽다.
당분간은 강민 선수의 질주를 막기는 힘들 거 같다. 테란의 극에 도달해가는 선수들도 그와의 경기는 버거울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