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겨울, 햇볕, 오후 1시, No surprises
12 Apr 2004pm 01:00
한 겨울, 햇살이 반사 유리를 뚫고 들어와 나에게 햇볕으로 다가오는 어느 커피샵.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 하나 머그잔에 담아 손 델까 조심스레 들어올려 혀 끝을 스쳐본다. 뜨겁다.
스토브가 켜져 있다. 이미 충분히 따뜻한 공기가 매장을 돌고 있지만 스토브는 약한 세기로 내 옆에 서있다. 제 역할이 아닌 역할이 오히려 어울리는 그 쌤뚱한 모습. 어디선가 바람 소리를 내며 풍겨 올라오는 온기보다 따스하다.
매장에는 알지 못하는 보사노바 하나가 흐르고 있고 사람들은 내 주변에서 자신네들끼리 떠들지만 어쩐지 그들과 나와의 거리는 100여미터.
눈을 감고 잠시 햇볕을 느끼자 어디선가 몽환적인 반주가 시작된다. 영화 속에 연기를 하는 냥, Radiohead의 No surprises 가 머리 속에서 공명하여 귀로 들려온다.
어쩐지 이 음악을 배경으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어울릴 듯한 그 사람. 봄은 왔지만 그 사람에게 한겨울철 스토브와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 그리고 커피 한잔과 함께 이 노래를 보내며 나직하게 입을 떼어본다.
「 어서오세요. 기다렸습니다. 」
Radiohead - No surpr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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