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고객을 어린아이 취급하지 마라.

나는 기획자. 내가 기획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기획 의도이다. 정체성을 규정하는 정책의 기획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세밀하게 바라봐서 크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기획 의도가 없는 기획은 엔진 없는 자동차이다.

기획 의도를 가졌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이 의도를 대상자(보통은 고객)에게 전달시키고, 기획 의도대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개발쪽의 성격보다는 마케팅쪽의 성격이 강한 편이다. 바로 기획 의도로의 유도이다.

딱히 이 말을 설명하기는 귀찮고 예제를 들어보자.

내가 기획하려는 것은 백화점이다. 이 백화점의 기획 의도는 강남의 좀 사는 사람들 오게해서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소위 말로 럭셔리한 분위기로서 일반 서민들은 입장조차 부담되게 인테리어를 꾸며서 그들만의 '물'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주요 브랜드 확보 및 직원 교육 등등의 기획이 완료되었다. 이제 손님 한 명이 백화점에 왔을 때 최대한 돈을 쓰도록 백화점을 디자인해야한다. 백화점에는 쇼핑을 하러 온 이도 있고 단지 식사를 하러 온 이도 있다. 지출 액수는 쇼핑 고객이 더 크지만, 식당가 이용 고객이 발생시키는 총체적인 매출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경우 가장 좋은 상황은 식사를 하러 온 고객이 기왕 온 김에 쇼핑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식당을 이용하는 고객은 크게 두 분류이다.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식당가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고, 얼른 허기를 면하고 본래 자신의 일을 하려는 이들이다. 이때 내가 주목하는 이들은 바로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식사를 하려는 이들이다. 그래서 식당가를 두 개로 분류하였다. 지하에는 얼른 밥 먹고 나갈 사람들이 올만한 식당들을 배치하였다. 분식이나 백반 등. 그리고 최상층에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외식업 등을 배치하였다. 왜? 최상층에서 천천히 시간을 즐기며 식사를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로 한 층씩 내려오다보면 각 층에 있는 제품들이 그들에게 노출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그들이 예정에 없던 쇼핑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 강좌하는 글이 아닌고로, 본론으로 넘어가자.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를 보면 모토가 있다. 기획 의도인셈일텐데 바로 감성 블로그이다. 커뮤니티 서비스 접근에 있어 감성(Emotion)만큼 좋은 수단이 있을까? 네이버 블로그팀은 제법 까다로운 감성이라는 수단을 잘 활용하였고 그 결과 꽤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점은 칭찬할만하다 할 수 있다.

내가 지적하려는 것은 기획 의도로 유도하는 그들의 접근법이다. 나는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할 당시 아래의 느낌을 대단히 많이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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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숙제해서 너희들에게 별 다섯개 받으려고 아둥 바둥할 어린 애냐?

고객을 어린 아이 취급하며 다루려는 유도 장치는 블로그씨에 잘 나타나있다. 얼핏 네이버측과 이용자들간의 중간자 입장에서 이용자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려는 듯 보이지만 자신은 NHN 직원이 아니란다. 그럼에도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는 네이버 블로그팀이 고객을 이리 저리 어르며 다룰 때 최선봉으로 나선다.

최근 네이버 블로그에서 기분 좋은 블로그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이에 동참하는 사람 블로그에는 이미지를 달아주고 있다. 동영상이나 음원 파일 함부로 올리지 말고(저작권 어쩌고 저쩌고), 서로 싸우지 말라고 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의도로 고객을 유도하는 방식이 웃기다는 것이다. 말 잘 듣는 어린이에게 참 잘했어요! (별 다섯개 꽝꽝꽝꽝꽝) 찍어주고 이쁜 뺏지도 왼쪽 가슴에 달아주는 것과 뭐가 다르지?

네이버 블로그에 실제로 어린 아이들 많다. 하지만 어르신들도 있다. 그들의 나이와는 무관하게 그들은 당신들의 고객이다. 당신들의 기획 의도대로 유도하기 위해 어린 아이 다루는 대상이 아니다. 예전부터 별의 별 꼴 같잖은 걸로 고객들을 애 취급할 때부터 짜증이 울컥 울컥 솟았는데, 이젠 아주 가관이다. 고객들을 애 취급하는 그런 오만한 자세를 제발 버려라. 아니, 혹시 그런 수단이 아니면 커뮤니티에의 감성적 접근을 못하는 거 아냐? 그런 방법이 아니래도 그런 좋은 취지의 캠페인 퍼뜨릴 방법은 많다.

더하기 :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더라. 내가 너무 냉소적(Cynical)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