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재미나는 인생

- 책 제목 : 재미나는 인생
- 저자 : 성석제
- 분량 : 190여 페이지
- 분류 : 소설
- 사진 출처 : YES 24

이 책을 만난 때는 꽤 오래전이었다. 어느 날 저녁, 어머니께서는 복통이라도 일어났는지 배를 부여잡고 빌빌거리며 울듯이 신음하고 계셨다. 나는 깜짝 놀라 재빠르게 행동 대처 방안을 머리 속에서 강구하고 있었다. 잠시 후, 어머니의 꿈틀거림이 완화되자 신음 소리는 울음소리가 아닌 웃음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울음과 웃음은 숨 하나 차이임을 느꼈다.

내가 어머니를 통해 울음과 웃음의 거리 차이를 깨닫게 해준 책은 성석제의 「 재미나는 인생 」이었다. 여러 단편 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성석제 특유의 짧막하면서도 허파에 바람 넣는 문체가 특징이다. 책 자체도 분량이 적지만 성석제의 글은 문장이 짧막하고 이야기 진행이 질풍노도와 같아 10분만에 책을 다 읽을 수 있다. 아니, 10분만에 다 읽은 느낌이다. 실은 2분만에 다 읽을 수 있지만 웃느라 8분의 시간을 포복절도해야하기 때문에 10분이 걸린 셈이다.

그의 책에 수록된 단편 소설 하나 중 몰두라는 것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개의 몸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있다. 한번 박은 진드기의 머리는 돌아나올 줄 모른다. 죽어도 안으로 파고들다가 죽는다. 나는 그 광경을 몰두라고 부르려 한다.

이에 감명을 받았었다. 이 짥은 소설 하나로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그는 진정 이 시대의 이야기꾼이다. 성석제라는 이야기꾼의 맛을 아직 보지 못한 이라면 권하고 싶다.

덧붙임 :
책이 얇아서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읽으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지하철에서 포복절도하고 화장실에서 포복절도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