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싸이월드 ver 2.
10 Aug 2004어제부로 네이버 블로그가 유료화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부과 서비스는 유료라고 볼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부과 서비스는 게임, 이모티콘, 스킨인데, 언캐니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대로 네이버 블로그라기 보다는 네이버 미니홈피, 혹은 네이버 싸이월드를 연상케 한다. 싸이월드 ver 2.0.
네이버 블로그 개발진들이 싸이월드 만들었던 사람들임을 떠나서 이번 네이버 블로그와 까페에의 부과 서비스 접목 형태는 하루 수억의 매출로 수익의 검증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싸이월드와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기존 싸이월드보다 발전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정확히 표현하자면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중 일부가(?) 이번 개편에 대해 비판/비난이 많다. 결국 싸이월드처럼 만들려한다면서 커뮤니티 문화를 흐리는 이번 개편을 성토하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긴 하다. 아무리 세들어 산다고 해도 집 주인이 멋대로, 마음대로 집을 건드리면 화딱지 난다. 더욱이 이번 장치들은 이미 싸이월드에서 충분히 보여졌듯이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말지 뭔 말이 그리 많아?'라며 넘어가기에도 무리가 있다. 10명 중 1명이 하늘을 쳐다본다고 해서 나머지 9명이 따라서 하늘을 쳐다볼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100만명 중 1만명이 하늘을 쳐다보면 99만명 모두 하늘을 쳐다볼 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즉, 원치 않아도 주변의 변화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밌는 점은 공교롭게도 이번 네이버 블로그/까페 개편이 서비스형 블로그에 대한 회의가 번져가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제닉스님처럼 내 글의 권리가 과연 내게 전부 있는가? 하는 질문때문에, 혹은 제약성 때문에, 혹은 네이버 블로그같은 업체들 때문에 서비스형 블로그에서 벗어나 설치형으로 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span class=key1 onclick=keyword_open('./kview.php?kd=%C5%C2%C5%CD%C5%F8%C1%EE')>태터툴즈</span> 공개, zog 공개 이후 많은 이들이 설치형 블로그로 온 것과는 분명 다른 성격의 움직임이다. 조만간 블로그밈이 공개될텐데 어찌될까 흥미로울 따름이다.
그래도 기획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번 네이버 블로그와 까페의 부과 서비스 도입은 볼만하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괜찮고, 이용자들이 개발진들의 스토리 보드대로 흘러다니게 유도하는 것 역시 수준급이다. 싸이월드의 경우 미니홈피 아이템 쇼핑(?)을 하다가 길을 잃는 경우가 종종 생겼는데, 이번 네이버의 아이템 골짜기는 길을 잃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만큼 중독성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간과하기 쉬운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 쓴 UI도 눈 여겨 볼만하다. 우측의 그림은 아이템을 쇼핑할 수 있는 아이템 골짜기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플래쉬 게임을 데모(demo)로 즐기고 난 뒤의 화면이다. 아주 간단한 조작의 게임이 많은 플래쉬 게임들을 퍼와서 블로그에 올리면 방문자들이 게임을 즐긴 후 덧글로 자신의 성적을 적어놓는 것을 착안, 시스템적으로 이용자들이 게임의 성적이 기록되어 순위(Rank)를 제공하는 것은 괜찮은 발상이다. 발상 자체가 괜찮다기 보다는, 그러한 이용자들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것이 괜찮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모습을 길고 긴 문장으로 설명하지 않고, 실제 게임을 구입하여 설치한 이의 블로그로 연결시켜주어 한 눈에 쇼핑과 제품 이용의 흐름에 빠져들게 유도하고 있다.
제품을 구경하거나 demo play를 한 이후에는 '이것을 구매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을(제안을) 던지는 팝업창은 띄우는 것이 대게의 경우임을 상기해보면, 참으로 감각(센스)있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이번 개편을 비판 혹은 비난하는 관련 업종의 디자이너나 기획자도 보인다는 점이다. 비판/비난의 관점은 역시나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는 이용자이다. 잘못된 행동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네이버 블로그/까페의 부과 서비스 시작을 분석해보며 칭찬할 것들을 찾아서 흡수하고,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의 입장에서 욕 먹을 부분도 찾아내서 기록하는 자세가 아쉽다.
뭐, 이번 네이버 블로그/까페 개편에 대해 분석이 필요 없을만큼 이미 훌륭하다면야 할 말 없지만.
덧쓰기 : 이번 가상 통화(Cyber-money)의 단위는 은화더라. 도토리에 이어 은화라. 엔토이에서는 우유병였길래, 이번에는 치즈, 사과 뭐 이런 걸로 할 줄 알았더니.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이용자를 마치 어린 애 다루듯이 다루지 않았던가. 헐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