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뇌곤과 김호곤

김호곤 감독의 올림픽 도전은 파라과이에 3:2로 패배하면서 끝났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출될 때부터 지금까지 숱하게 욕을 먹어온 김호곤 감독이 들어왔던 별명은 "무뇌곤"이었다. 무전술로 욕을 먹었던 허정무 전 감독이 허접무로 불리우는 것을 능가하는 강렬한 비난이다.

나는 괜히 싫어~ 에 가까운 이들의 비난은 무시하지만, 사실 무뇌곤이라 불릴만큼 김호곤 감독의 업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잘 나가던 부산팀을 하위팀으로 추락시킨 그는 역대 최강의 선수 구성인 올림픽 대표팀을 속도만 빠른 팀으로 전락시켰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이들의 연결을 그의 무전술 무전략으로 끊어버렸고, 그로 인해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인 그리스, 말리와 아주 힘겹고 운에 의지한 경기를 펼쳤고, 마찬가지로 충분히 해볼만한 파라과이에 패배 당하였다. 그나마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워낙 강하고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와서 현재까지의 성적을 내준 것이지, 결코 감독의 역량에 의해 만들어낸 성적이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의 전술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수비이다. 그 화려한 선수들로 그렇게 떨어지는 수비력을 펼치도록 하는 것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전술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비는 완벽한 조화와 전술,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움직여줄 선수가 있을 때 비로서 그 빛을 발하는 것인데, 김호곤 감독의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위 3 요소 중 오직 선수만이 받쳐줬다.

선수나 감독 욕하는 걸 싫어하는 내가 여지껏 비판을 많이 했던 이가 있다면 서승화 선수, 허정무 전 감독, 그리고 김호곤 감독. 개인차겠지만 이번 파라과이와의 경기는 큰 실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