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을 속이는 구직자
04 Jan 2005경력을 속이는 구직자(via 7828)도 참 문제이지만, 회사 상황을 속이는 구인자(회사)도 문제이다. 자본금 잠식이 이뤄진지 까마득한 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자본금 10억원이라며 월급 끊길 일 없다는 회사는 참 많다. 귀에 솔솔 들어오는 업계 동향을 뻔히 아는데, 면접자가 면접 보러 회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어디서 돈 몇 억 금방 끌어오나보다. 골 때린다는 속어를 외치게 되는 상황이다.
구직도 해봤고, 구인을 담당해보며 느낀 점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는 점. 괜히 솔직히 이력서를 썼다가 그것이 경력 과장으로 오인 받아 괜히 손해 보느니 앞서 경력을 과장하자는 기특한(?) 한 발 앞서는 생각을 하는 이와 어차피 경력을 과장했을 터이니 "종이에 보이는 경력"에 맞는 대우는 해주지 않는 회사. 자사의 온라인 게임의 동접자 24만명이라고 발표하면 으레 3으로 나누어 실제 동접자 수는 8만명이라고 생각하는 온라인 게임 업계의 관례를 보는 듯하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제대로 과장 경력에 속아 프로젝트 실패하여 내 신뢰를 크게 잃은 뒤로는 이제 구직자를 믿을 수가 없다. 애초 그 회사의 과장된 투자 약속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만.
그 중간에서 손해 보는 이는 언제나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 물론, 솔직하고 진실할지라도 능력이 출중한 이는 손해 보는 거 같진 않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