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비용

온라인 게임은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개발을 한다. 단순히 문제 해결(bug patch) 개발 뿐 아니라 즐길거리(contents)를 추가하는 개발이 이뤄진다. 한 번에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이용자들이 필요로 할 때 제공하는 것이 효과 있기 때문일 뿐더러, 접목 시기에 따라 즐길거리 내용이나 형태가 조금씩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정답에 근접했던 즐길거리가 이용자 수가 늘거나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답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때문에 같은 즐길거리라도 이용자들이 주로 머물고 있는 단계(level)에 따라 조금씩 손을 봐야 한다. 자칫 위험해 보이는 이런 조치들이 사실은 온라인 게임 내 사회 안정성(balance)에 더 좋은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 게임 개발 기간은 매우 길다. 하지만 실제 온라인 게임 모습을 갖추는데 필요한 개발 기간은 꽤 짧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비공개 시범 서비스(Close beta service)나 공개 시범 서비스(Open beta service)은 늦어지고, 그에 따라 개발비는 어마 어마하게 증가한다.

인건비를 몇 개월 더 주는 문제보다 심각한 것은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일이다. 경쟁사 게임 발표나 휴일(공휴일, 휴가 등), 사회에서 벌어지는 큰 일들(월드컵 축구 등)은 1년 내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섭섭한 마음이 들 정도로 이런 사회 현상에 쉽게 휩쓸린다. 만일 실제 기반 개발 기간이 늘어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 서비스가 연기된다면, 예상했고 기대했던 대중의 지혜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들을 기대만큼, 예상만큼 얻지 못할 수 있으며, 이건 시범 서비스의 가장 큰 목적과 효과를 놓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비용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다.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이런 비용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런 비용을 감안해서 국내 대작 MMORPG들의 개발 비용은 마케팅 비용이나 홍보 동영상, 사장님 골프 접대 비용 등을 제외하고 약 30~50억원 정도라 예상한다. 미국이나 일본이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개발비일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국내 게임 업계의 말도 안되게 저렴했던 게임 개발자 인건비가 있다.

최근 온라인 게임 개발 비용이 5~7년 전에 비해 몇 배씩 널 뛰듯 뛰어오르는 이유는 최근 들어서 차츰 개발자 인건비 산정 정책에 개념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애초 우리나라 게임 개발자들이 외계인 기술을 보유해서 말도 안되게 빨리 결과물을 뽑아내어 기간 대비 개발비가 적었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말도 안되게 저렴한 몸값으로 빨리 결과물을 뽑아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