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의 한계.

못보던 기술을 발견하였을 때, 해당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설명서(Manual)부터 정독한 뒤에 이것 저것 응용해보고 관련 소스(source)를 찾아서 분석하며 기술을 익힌다. 이를 정파라고 했을 때, 나는 사파이다.

나는 설명서 읽는 걸 매우 따분하게 느끼기 때문에, 눈 앞에 있는 목표물에 먼저 손을 댄다. 머리 쓰는 일에 대해서는 몸으로 부딪혀서 실패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 걸 좋아하는게 보다 정확한 묘사이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암호보다 쬐금 더 인간적인 C와 C++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외한 모두는 설명서(문서, 책) 없이 익혔다. perl, php, asp, python.

내가 웹프로그래밍에 손을 떼고, 직업으로써 프로그래머를 단념한 이유는 사파의 한계를 느껴서이다.
내가 화장실에서 똥을 누어대는 것 못지 않게 듣도 보도 못한 기술이 툭툭 튀어나온다. 누군가 만든 결과물의 소스를 분석하고 이것 저것 조금씩 고쳐보며 변화하는 정도로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행위만으로 새 기술을 따라잡기가 정말 힘들다. 게다가 시나위같은 구조에 코딩이라면 나는 망가진다.
물론 정말 똑똑한 이들은 당장 원리를 이해 못해도 활용을 하는 영특함을 보이지만, 나는 원리를 이해하기 전에는 활용조차 거의 하지 못한다. 때문에 새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몇 달 전에 처음 접한 xmlhttp 기술을 활용하여 내 블로그의 새 외형을 만들고 있다. 따다 쓴 Javascript 소스는 날밤님께서 만드신 사전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에서 잘 작동하는 소스라서 속 편히 갖다 썼는데, 내가 손을 대니 파이어폭스에서 작동을 하지 않는다. 이것 저것 용을 써보지만 작동하지 않고 있다. 왜 거의 동일한 소스인데 날밤님 것은 되고, 나는 안되는걸까? 사파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며 오늘도 흐느낀다. 꺼이 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