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씨의 마음을 헤아려주자
27 Apr 2005조영남씨가 요즘 나름 욕을 먹는다. 그런데 나는 그를 이해한다.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의 공연에 가본 적은 없지만 TV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다. 그의 공연을 보면, 아니, 그가 노래를 혼자 부르는 공연을 보면 자주 외치는 말이 있다. 조영남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던 예전에는 그가 외치는 말이 그의 노래 이름인 줄 알았다. 그 외침은 힘차다. 노래 부를 때보다 더 힘차다. 또한 매우 즐거워하고 행복해하기까지 한다. 몇 번의 공연을 보니 그는 자주 그 말을 외쳤고, 나는 그의 정체성을 그 외침으로 정의했다.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여~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 장터~
완뭐타임!!!!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여~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 장터~
완뭐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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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완뭐타임. One more time. 우리 말로 하자면 '한 번 더'
공연에서 가수들이 몰입하거나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낼 때, 혹은 가수가 힘들거나 지쳐서 잠시 쉬고자 할 때 흔히 쓰는 방법이 후렴을 반복하는 것. 물론 김경호가 금지된 사랑의 후렴부분을 관객들에게 함께 부르자며 '완뭐타임'을 외치면 비교적 조용해지지만, 화개장터 같은 노래는 '완뭐타임'의 목적을 훌륭히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조영남씨는 '완뭐타임'을 유독 애용한다. 왜 그럴까. 관객들이 그의 노래를 지루해해서? 아니다. 그는 그의 공연을 즐기는 것이다. 관객과 함께 숨을 헐떡이며 호흡을 맞추며 함께 공연에서 놀고 싶은 것이다. 그의 '완뭐타임'은 '한 번 더 놀자!'라는 외침이다.
그렇다!
그는 함께 놀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다. 이혼이니 뭐니 하는 사건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 내리는 것도 '조영남표 완뭐타임'의 일환이다. 이번 친일 발언이니 뭐니 하는 일도 '노라죠...노라죠..(놀아줘)'를 상황에 맞게 표현한 것이다. 그가 공연에 섰다면 '완뭐타임'이라고 발언했을테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나는 이를 닦지 않는 사람입니다'라고 발언하는 것이다.
그를 너무 나무라지 말자. 그는 단지 함께 놀고 싶은 것이다. 단지 사람들이 그와 함께 놀고 싶지 않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