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걸이
24 May 2005지난 토요일, 마님이랑 오금 근린 공원에 갔다. 동네가 서울에서 외곽인 탓도 있지만, 마치 숲 속을 거니는 것처럼 나무 냄새나게 잘 구성한 공원이다. 역시 송파구는 돈 많다.

나이를 채우기 위해 먹는 떡국이 매년 엉덩이로 가나보다. 왜 이리 빵빵한 것인지...
나는 턱걸이 기구와 평행봉을 사랑한다.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마냥 좋다. 배드민턴장이 있는 구역으로 가보니 턱걸이 기구가 보이길래 냉큼 팔부터 갖다댄다. 두근 두근.

끄응차. 무거운 엉덩이가 공중에서 중심을 잡자 애꿎은 다리만 앞에서 덜렁거린다.
마님께 잘보이고픈 수줍은 마음에 두 팔 턱걸이가 아닌 한 팔에 매달려서 턱걸이를 해보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짝사랑하는 선생님께 잘 보이려고 장기자랑에 나가서 무리하는 기분이다. 실은 엉덩이가 무거워서 평균 턱걸이 횟수인 10회에 못미친 7회 밖에 하지 못하여 무리를 하는 것이다. 운동 효과는 별로지만, 뭔가 힘 잘 써보인다.

나 안해 ... 구석에 박혀 좌절을 하더라도 양지 바른 곳에서 하리 ...
결국 한 팔에 매달려서 턱걸이를 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 했지만, 힘 주느라 추한 모습 밖에 보이지 못하여 양지 바른 구석에 박혀 좌절하고 말았다. 열심히 운동하여 언젠가는 한 팔에 매달리지 않고 순수하게 한 팔로만 턱걸이 해보일테다!
(실은 땅 위에서 바지런히 일하고 있는 개미를 찍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