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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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잡기 위한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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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이름을 바꿨다. 공책에서 낙서장으로. 동시에 내 행위는 글쓰기가 아니라 낙서가 되었다. 앞으로 이곳은 낙서만 할 생각이다. 낙서를 굳이 여러 사람과 볼 이유는 없으므로 올블로그와 블로그코리아에 RSS 등록을 뺄 생각이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공책은 물론 교과서나 참고서에 온갖 낙서를 남겼다. 그런 습관이 지금 나를 이정도에 머무르게 만든 것임을 얼마 전에 깨달았다.
낙서는 낙서장에 해야한다. 낙서가 용도인 공책이 아니라면 낙서를 해서는 안된다. 정보가 낙서와 뒤섞이는 순간 정보도 낙서가 되기 때문이다.

낙서의 가치는 낙서일 때 진가가 나타난다. 혜성 마냥 진가가 나타나는 주기는 흔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역할을 다할 때가 있다. 나는 낙서의 가치를 믿으며, 그나마 내가 이정도 수준을 갖출 수 있던 힘이었다.

기존에 '공책' 이름을 달던 부분에서 낙서를 이곳으로(blog) 빼고, 낙서를 제외한 부분은 다른 곳으로 빼내려 한다. 마음 같아서는 기존 글들을 싹 지우고 처음부터 시작하려 했으나, 검색기에서 어렵게 찾은 글이나 자료에 접근할 때 주소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오류 문구를 접할 때의 허탈감과 분노가 떠올라 간신히 삭제를 참았다. rm -Rf ~/www/blog 명령어와 drop table wp_posts; 명령어를 실행할 뻔 한 위기는 일단 넘긴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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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에 변화가 생겼다. 38개월간 나를 속박한 산업기능요원 신분을 마침내 마쳤고, 사회 보금자리를 NCSoft로 옮기게 되었다. 얼마 전에 쓴 글 덕분에 Nexon 직원 아니냐는 오해를 사곤 했는데, Nexon 직원이 될 뻔하긴 했었다. 여러 모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주변 사람들이 어느 회사 다니냐고 물어볼 때 N사라고 대답하려 했다. 그런데 게임 관련 회사에 N사가 참 많더라. NHN, Neowiz, Nexon, NCSoft같은 큰 회사도 있고, Neople같은 중소 회사 중에서도 N으로 회사 이름이 시작하는 곳들이 많더라. K대라고 하면 자연스레 '고려 대학교'를 연상하지 '군대'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듯이 N사라고 하면 자연스레 특정 회사가 딱 연상되면 좋으련만, 아직은 각 N사들이 치열하게 전쟁 중이라 N사라고 했을 때 연상되는 회사가 많다. 조직이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NCSoft 내부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는 내게 이것 저것 물어볼까봐 N사라고 대답하려 했는데, N사가 많은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귀찮아질 거 같다. 그래서 정말 내가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보는 경우에만 회사 이름을 대고, 안부 인사 묻듯이 물어보는 것일 때는 많은 게임 회사 직원들이 그러듯이 '게임 회사'에 다닌다고 대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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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통 안했다. 막연한 목표이거나 꽤 오랜 시간 뒤에 결과를 볼 수 있는 일이나 공부를 할 때는 자격증 수집이 참 좋다. 자격증을 사회에서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상관 없이 멀리 있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결과 측면에서 보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격증 수집'이지만, 과정 측면에서는 효율성 높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는 자격증이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자격증과 영어 관련 자격증, 그리고 일어 관련 자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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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늘 그렇듯이 초기 계획만 잘 세운다. 이번엔 부디 잘 해보자.
목표 달성에 고전하는 건 나 또한 가슴이 아프지만 이제 겨우 과정 초반일 뿐이다. 성급해 하지 말자.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