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불법 복제 이야기

'이스 - 펠나가의 맹세' 국내 정식 발매가 불발되었다고 한다. 그에 대해 게임 불법 복제에 대한 질 낮은 토론이 또 발생했나보다. 일부 개념을 탑재한 의견들도 있으나 너무 개념 없는 똥들이 잔뜩 배설되다보니 토론 자체는 질이 낮아진다.

저런 모습을 10년 전에 한참 봤고, 경험했다. PC통신망의 게임 게시판에서 제법 불타오르곤 했는데, 언제나 이야기는 수준 이하로 겉돈다. 불법 복제에 대한 토론의 질을 낮추는 주요 쓰레기 의견들로는

  1. 너네는 불법 복제 안해봤냐
  2. 학생이 돈이 어딨다고 다 사서 하냐
  3. 불법 복제해서 게임을 해본 뒤 재밌으면 산다
  4. 불법 복제로 인해 얻은 홍보 효과도 이익으로 쳐야한다
  5. 정품이랑 불법 복제품이랑 차이가 없는데 정품을 사는 건 돈이 아깝다

들이 있다. 반박할 가치조차 없는 똥으로써,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세상의 중심에서 "내 두뇌는 민무늬입니다!"라고 외치는 거나 다름없다. 게임이 비싸다고 하는 건 그나마 애교 수준이다.

돈이 없거나 게임이 비싸다면 안하면 되는 것이고, 재미 없을까봐 불법 복제를 하는 것이라면 시연판을 미리 해보면 되며, 불법 복제에 의한 홍보 효과는 정품 사서 개발사와 유통사가 홍보비를 쓸 수 있게 하면 되는 문제이지 우리가 힘 쓸 일이 아니다. 정품과 불법 복제품 차이 운운은 강간과 연인간 혹은 부부간 성 관계를 구분 못하는 병신 중에 병신이다.

10년 전에 직접 겪은 일은 아직도 반복되고 있으며, 10년보다 더 전에도 아마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많아지긴 했는데, 소비자의 수준은 아직도 여전하다. 대체 정부의 관련 부서는 지난 10년간 뭘 했고, 10년 전에 똘추들과 싸우던 우리들은 여지껏 뭘 해왔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