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농담은 머쓱하다.

진지한 얼굴로 농담을 하면 못알아듣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날 난감하게 만드는 일이 최근 잦아졌다. 뒤늦게 설명을 해줘서 오해를 풀어주지만 진지한 얼굴로 농담한 나나 못알아듣고 발끈한 사람 모두 머쓱하다.

이런 일은 온라인도 마찬가지여서 가볍게 웃자는 생각에 글을 써도 읽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바람에 머쓱한 경우가 종종 있다. 단지 종종 있는 것이라면 이런 글을 쓰지도 않을 터, 예전보다 머쓱한 일이 더 잦아지고 있기에 이렇게 자판을 두드린다.

어떤 이유일까? 자뭇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다.

사람들이 우스개소리나 농담에 인색해진걸까? 요즘, TV를 보면 우스개소리나 농담으로 시청자들을 웃기는 오락물이 대부분인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방송물은 대중이 보고싶어하는 걸 좇으니까.

그럼 뭐가 문제일까. 나는 두 가지 원인을 말하고 싶다.

첫째, 사람들 성격이 급해졌다. 급한 성격 탓에 진득하게 앉아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사람도 줄은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글 내용에 분명히 써있는 내용도 못보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반응하는 사람이 많아질리가 없다. 나도 그렇다. 대충 슥슥 화면 막대(Scroll bar)를 내려서 주제만 쏙 찾아 읽으려 한다. 3줄 요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약 단락이 있으면 참 고맙다고 생각한다. 정보 과잉이 나를 비롯해 사람들을 이렇게 급하게 만든 것 같다.

둘째, 글쓴이의 의도를 문장에서 직접 찾으려 하지 않는다. 일본 만화에서 쉽게 일본 문화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일본식 장난스런 말투가 아니거나, 그림 문자(emoticon)이 있는 게 아니라면 글의 가벼움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다. 조금만 마음에 여유를 갖고 문장을 즐기면 낄낄거리며 웃을 수 있는데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 오해를 한다. 그런 오해가 불편해서 글에 그림 문자를 넣으며 귀찮아 한다.

내 글 쓰는 재간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글 쓰는 내 재간은 예나 지금이나 부족한데, 시간이 흐를수록 글 속에 담은 우스개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글 쓰는게 좀 재미없다.

그래서 요즘엔 진지한 농담은 머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