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와 거상을 시작하며.
16 Apr 2006좀 늦은 감 있지만, 오늘 처음으로 Playstation 2용 오락인 "완다와 거상"을 시작했다. "이코"때부터 유명한 개발사가 만든 오락이기도 했지만, 이 개발사들이 완다와 거상을 만들며 겪었던 개발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나 오락 자체에 대한 이야기들은 무척 매력 있게 들려왔고, 여유가 되는대로 이 오락을 하려 했다.
정말 오락다운 오락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나 "젤다" 제품들이라 늘 생각해왔다. 이 오락들을 하다보면 내가 지금 오락을 즐기고 있다는 감동을 받는다. 그래서 저 두 오락을 만든 닌텐도라는 회사는 싫어하면서도 오락에는 환장하고 있다. "닌텐도 게임 큐브"를 구입한 이유는 단지 "젤다 - 바람의 택트"를 하기 위해서이고, "닌텐도DS"를 구입하려는 이유는 닌텐도DS용으로 나올 젤다 최신판을 하고 싶어서이니 말 다했다.
완다와 거상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나 젤다만큼 뛰어난 오락이다. 오락을 시작한지 5분만에 흠뻑 빠져들게 했고, 영화나 소설, 만화 속 등장 인물에게 몰입하는 것과는 분명히 달라서 이 매체들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몰입을 느꼈다. 오락 조작 조차 익숙치 않아서 버벅이는 상황에서 오락 속 등장 인물보다 몇 배는 큰 거대한 괴물의 몸에 달라붙어 올라타 급소를 공격하여 쓰러뜨리는 긴박감. 손아귀 힘이 완전히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숨을 고르며, 하지만 괴물의 몸부림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기 위해 틈틈히 달라붙어 검은 피에 젖으며 칼을 꽂는 연출은 영화나 만화 등에서 이미 겪었을지 모르지만, 등장 인물에 하나가 되어 긴장하고 발을 구르게 하는 몰입감은 완전 새로움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오락을 만나면 세 가지 생각이 든다. 첫째는, 이런 멋진 오락을 만든 나쁜 놈들(?)은 나같은 평범한 기획자들의 좌절을 막기 위해 죽어 줘야겠다. 둘째는, 아직도 이런 맛있는 오락이 나오고 있으며 즐길 수 있어 기쁘다. 셋째는, 나도 이렇게 멋진 오락을 만들겠다는 열정이다.
앞으로 몇 달간, 매주 일요일은 바쁘고 즐거울 것 같다. 아직 중후반에 머물러있는 젤다와 이제 시작인 완다와 거상이 있으니까.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