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댕네의 주둥아리 수술 이야기
22 Jul 2006인터넷에 디지털에 관한 전문 기사를 다루는 '주댕네 코 크다'라는 곳이 있다고 치자. 이곳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을 오게 하려면 무엇을 잘 해야할까? 당연히 좋은 기사를 먼저 갖춰야 한다. 이건 아무리 훌륭한 주소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고 즐길거리가 없어서 사람들 눈길을 끌려고 80년대 유행하던 무지개빛 수영복 입고 춤을 추는 고려 곰을 보더라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요소이다.
주댕네는 가까운 형님들이 좋은 떡밥을 주어 주댕네 나름대로 괜찮은 기사를 제법 갖추었다. 그러자 여러 사람이 다른 이를 널리 이롭게 하려고 열심히 갈무리해서 퍼뜨리려는데 아쉽게도 단순한(?) 목적으로 인용하는 것이 아니면 주댕네 기사를 다른 곳에 뿌리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몇 몇 사람은 기사 전체를 갈무리하지 않고 기사 일부를 인용하며 기사 주소를 연결하였다. 인용문을 읽다가 글 전체를 보고 싶으면 연결된 주소로 가면 되니 다른 사람들도 큰 불만은 없는 듯 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렀다. 담배값이 많이 올라 백두산 호랑이가 담배를 끊었다는 시답잖은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F킬라 무역 협정인지 뭔지로 세상을 시끌 시끌하기도 하다. 어쨌건 여러 때가 지났고, 주댕네도 그 사이 집안 정리 좀 했다.
그런데 정리를 좀 과하게 했나보다. 성형수술로 치자면 점 좀 빼고 피부 관리 정도 받은게 아니었다. 입이 너무 턱쪽으로 처져있다고 코와 입 사이를 좁히고, 턱도 깎는 큰 수술을 한 것이었다. 2005년 1월 27일에 그 주둥아리(주댕이)로 무어라 말하던 기사를 2006년 7월 22일인 오늘엔 찾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분명 열매 이름을 이름으로 쓰는 사람이 쓴 글에는 거시기로 연결되어 있는데, 주댕네가 과하게 집안 정리를 하느라 주소가 머시기로 바뀐 것이다.
입 위치와 턱 모양이 확 바뀌어 다른 사람들이 주댕네를 못알아보자 자신이 알던 사람이 맞나 확인하려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이득을 얻듯이, 나처럼 목 마른 사람은 아마 직접 주댕네 안에서 그 기사를 찾아 헤매며 주댕네 누리집 곳곳에 붙어있는 광고를 뜻하지 않게 보게 하는 이득을 노렸나? 당연히 그럴리는 없다. 어쩌면 "당신이 예전에 보던 기사는 더이상 예전 주소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 기사를 다시 보려면 우리 집에 와서 직접 꼼꼼히 찾아보세요! 신나는 보물찾기! ^_^*"이라고 외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감히 무모한 짓이라고 할 수 있는 주소 체계를 바꿀리는 없다.
꼬리가 길면(Longtail) 여러 사람 발에 밟힌다. 많이 밟혀야 밟은 것 미안하다며 떡이라도 주는 이가 한 명이라도 더 있다는 세상이 요즘 세상이다. 그런데 주댕네는 한 여름 더위에 푹 처진 말자지처럼 길게 늘어질 수 있는 그 많은 기사의 주소를 바꿨다. 자신의 꼬랑지를 스스로 잘라버린 것이다.
대체 누굴까? 이렇게 화끈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
정말이지 이런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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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이야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