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가을
18 Aug 2006어제 밤 퇴근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밝았다. 대보름 같았다. 비 조금 내려주어 더위를 흩뜨려 보낸 구름은 두둥실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출근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높았다. 어릴 적 추석 때 간 시골, 추수를 앞두고 푸근한 색으로 옷 갈아 입는 논과는 달리 하늘은 높고 뚜렷한 짙은 하늘색이었다. 아직 덜 여물어 녹빛을 띄는 벼처럼 하늘엔 아직 흰색 찌꺼기가 남은 파란색이긴 했지만 어제보다 한결 높고 가을 하늘에 가까워졌다.
무덥고 무더워 가을 문턱을 지나쳐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어느 덧 하늘부터 가을 느낌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