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말해서 이젠 말할 수 없다
29 Jan 2007시덥잖은 발상. 그래서 큰 부담 없이 몇 몇 사람에게 생각 몇 개를 꺼냈다. 어떤 이는 철 없는 공상으로 여기는 듯 하고, 어떤 이는 공감을 보였다. 재밌겠다며 얼른 만들어 보라는 사람도 있고.
시덥잖은 발상. 그래서 큰 부담 없이 몇 몇 사람에게 말한 것인데, 공감을 표했거나, 혹은 비슷한 생각을 해서 그걸 이뤄내려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그 사실을 몰랐다면 별 부담 없이 좀 더 두루 얘기하며 수다거리로 보냈을텐데, 그렇지 않기에 입을 열 수 없다.
난 아직 내 안을 다듬지 못해서인지 홀로 생각하고 다듬어 정리하질 못한다. 어떤 식으로건 누군가에게 내 안에서 정리되지 않은 엉킨 실타래를 보여주고 그걸 설명하다 보면 점점 엉킨 실이 풀린다. 몇 번 그러다 보면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던 거대한 실타래는 풀려 있다. 가끔 밑천 다 드러낼 정도로 정돈 안된 생각을 끄집어내서 이야기 하는 까닭은 이토록 단순하다.
이렇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변비 걸린 똥강아지 마냥 끙끙대다 보면 갈리고 갈리어 방귀로 흩어져 사라지지 않을까. 이미 말해서 이젠 말할 수 없는 이야기거리 몇 개가 오늘따라 가슴에 스미어 불꽃이 사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