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쁨과 배고픔

일을 하다 보면 배가 고파오고 시계를 보면 어김없이 밥 먹을 때가 됐다. 좀 더 가열차게 일한 날은 보통 때보다 더 빨리 배가 고프다. 열량이나 공기 중 1/4을 머리가 해치운다는 말을 몸으로 느끼는 경험이다.

요즘 회사에서 진행하던 일이 취소되서 회사에서 당당히 놀며 지낸다. 이번 주까지는 널널히 놀고 다음 주쯤 되면 아마 소속이 생길 것 같긴 한데, 지난 주부터 회사에서 언제까지 놀아야 되는지도 모르는 채 막연히 놀다보니 슬슬 질린다. 아예 대놓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놀라고 하면 참 알차게 놀텐데.

머리 안굴리고 멍청하게 시간 보내며 놀다보면 때 맞춰 배가 고프다. 시간 보면 보통 밥 먹는 시간에 가깝다. 뭐 한 것도 없는데 때 됐다고 배 고픈 걸 보면 우습다.

어라? 잠깐. 일 안하고 멍청하게 시간 보낸 때와 나 나름대로 일 한다고 느끼던 때와 배고픈 시간이 비슷하잖아? 멍청하게 시간 보내는 것도 힘든 것인지, 아니면 평소에 집중을 안하고 일하는 척하며 지낸 것인지 헷갈리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