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마네 라면 이야기 (미투데이 이야기)

동네에 사는 만사마라는 아저씨가 있다. 꿀 라면으로 이목을 받더니, 최근에 날 라면을 만들어 여러 미식가들을 자극했다.

널리 알려진 미식가나 요리사들이 누구보다 빨리 초대 받아 들어가 맛을 보고는 맛있다는 둥, 담백하다는 둥 자꾸 먹고 싶어서 살빼는데 지장을 준다고 했기 때문일까. 아직 맛을 보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 여러 말이 오간다. 이거 이름만 그럴 듯 하지 우리가 즐겨 먹던 '생라면'과 다를 바 없다고도 하고, 시식권을 얼른 얻고 싶다며 열심히 발품 팔기도 한다.

이 주일 가량 매일 먹어 본 느낌으로는 날 라면이 매우 독창성 있고 신이 내린 맛을 가진 건 아니다. 라면 봉지 뒤에 있는 조리법에 충실하게 조리한 라면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을만큼 단순하고, 어찌보면 편의점에서 파는 봉지 빵처럼 눈에 뻔히 맛이 보이는 라면이다. 아니, 아직 조리 시간 등 조정이 완전치 않아 좀 면발이 설익은 부분도 있다.

그런데 말이다. 라면 맛 자체는 굳이 김치나 단무지, 혹은 달걀 등 보조 먹거리에 기대지 않을만큼 기본에 충실한 정도가 장점일 뿐 굉장히 남다르다고 할 순 없는데, 저 라면 집 분위기는 상당히 남다르다. 다시 말하면, 만사마네 라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만사마네 라면 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만사마가 끓인 라면 맛을 상상하며 "이 냄비 같은 사람들. 차라리 내가 내 입맛에 맞게 끓여 먹는 게 낫겠다" 라고 말을 하는 게 딱히 틀린 말은 아닌데, 이런 얘기는 만사마네 라면 집을 얘기할 때 꼭 짚어야 할 점을 놓친 말이라 딱 옳은 말이라고도 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입맛이나 좋아하는 분위기가 다를테니 당신 말은 옳고, 당신 말은 틀리다 고 할 순 없고, 얼른 시식권이 많이 풀려서 두루 즐겁게 먹었으면 좋겠다. 라면 봉지에 써있는 기본 조리법 대로 끓여도 충분히 맛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기도 하고, 그런 기본 조리법으로 끓인 라면을 즐겁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여러 사람이 만끽하길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