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2day + myid.net 모임
01 Apr 2007
me2day와 myid.net 모임.
지난 수요일에 me2day와 myid.net에서 주최한(?) 모임에 갔다. 버스 타고 가는데 길이 많이 막혀서 7시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 배가 고파 음식을 떠서 자리에 앉아 먹었는데 때마침 자리에 앉아 밥 먹고 있는 사람이 나 뿐이었다.
정해진 차례 없이 알아서 음식 떠먹고, 알아서 모여 얘기 나누고. 좁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별 제한 없이 움직이는 그곳은 도떼기 시장을 연상케 했다. 기획자가 짜놓은 흐름에 맞춰 줄 지어 배식 받듯 헤매이는 대형 잡화점(mart)이 아니라, 미처 덜 말라 살짝 고인 물을 피하며 다른 사람 어깨와 부딪히며 서로 숨쉼을 느끼며 웃고 끄덕이고 알아보는 그곳은 펄떡 펄떡 도떼기 시장. 공식 차례가 끝난 뒤 눈 맞고 마음 맞고 여유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비공식 자리에서도 이처럼 생판 모르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어색하고 경직되거늘, 이 모임은 공식 차례부터 살아 숨쉬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세포처럼 활기찼다.
만박님이 여는 모임에 대여섯번 나갔고, 그 모임들은 대체로 그러했다. 신기하고 묘한 매력이 있다. 모임을 연 사람이 말랑 말랑해서 그런가 이 아저씨 냄새가 두루 밴 모임은 산만하고 바쁘고(?) 정신 없이.
.
즐겁다.
그래서 모임 나가는 걸 귀찮아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만박님이 여는 모임에는 나가게 된다. (그러니 후기 안쓰면 재미 없다는 말이 협박으로 들릴 수 밖에)
중간에 마이아이디넷과 미투데이 발표가 있었다. 신기한 얘기를 터뜨리는 발표라기 보다는 우린 이런 사람들이고 이런 거 만들었으며 열심히 하겠다는 인사 정도. 뭔가 확 터뜨릴 얘기가 있을텐데 싶을 때쯤 절묘하게 발표를 마치는 걸 보며 공식 차례 이후에 비공식 자리에 끼면 재밌는 얘기 좀 들을 수 있겠다 싶었다만, 몸뚱아리가 축축한 날씨에 가라 앉아 10시 30분 경에 끝난 공식 자리를 끝으로 집에 왔다.
작년부터 준비해오던 여행이 있는데 나보다 한 발 앞서 착착 여행 계획을 진행하고 계신 태우님께 여러 귀중한 도움말을 들었고, Curtis C. Chung님께서는 일을 벌일 때 유념해야 할 점을 일깨워주셨고, 이곳에 따로 다루기 힘들지만 즐거운 얘기를 나눈 여러 분들. 이미 만나뵌 분은 또 반갑고 처음 뵌 분은 처음이라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