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휴가 여행
28 Jul 2007지난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경기도 가평으로 여름 휴가 여행을 다녀왔다. 올해 누릴 수 있는 휴가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 될 듯 싶어 여러 모로 기대 했다. 그런데 2박 3일 여행은 시트콤처럼 이리 저리 꼬였다.
목요일. 아침에 출발하는데 몸이 으슬 으슬했다. 냉방병이겠거니 싶어 약을 사들고 출발했다. 날은 찌는듯한 무더위. 가는데 대뜸 자동차 에어컨이 미지근해졌다. 에어컨 개스가 다 됐나보다. 날은 덥고 몸에선 삐질 삐질 식은땀. 예약한 펜션에 힘겹게 도착하니 펜션 에어컨은 고장나 있었다. 실외기 문제였다. 더위를 피해 좀 시원한 동네로 왔건만 도착한 그곳도 무덥긴 매한가지. 몸 속은 춥고 몸 밖은 더운 정신 없는 상황에서 해열제를 먹고 정신을 차리니 어느 덧 밤이었다. 뭐 해먹을 정신이 없어서 근처 보쌈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냉장고 속이 차지 않아서 영 미심쩍긴 했지만 별 문제 있으랴 싶었는데... 하룻동안 자동차 에어컨과 펜션 에어컨, 그리고 냉장고 문제를 한 번에 겪었다. 냉방과는 지지리도 인연이 없었다.
금요일. 별 문제 있었다. 냉장고 전선 접촉 불량으로 냉동과 냉장이 사실상 되지 않았다. 펜션 주인 아저씨를 부르며 부산을 떨었고, 이리 저리 우왕 좌왕하다 아침겸 점심을 느즈막히 오후 4시쯤 먹었는데 해열제 먹을 때를 놓쳤다. 그리고 난 한참을 골골댔다. 뒤늦게 해열제를 먹었지만 여전히 몸은 으슬 으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왔고 잠시 쉬었는데 그대로 기절을 했다.
난 보통 1년에 한 번에서 두 번 정도 몸살로 초죽음을 경험한다. 정신을 잃고 며칠 끙끙 앓는데... 그게 하필이면 이번 여름 휴가 여행 때랑 딱 겹치다니. 금요일에 삼겹살 구워먹으며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누려 했는데 고열로 여러 사람 걱정시키는 걸로 여름 휴가는 마쳤다.
휴가를 마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지금은 꼬이고 있는 배를 부둥켜 안고 있다. 흑... 이제 당분간 놀지도 못할텐데 이게 뭐야. ㅜㅜ